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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 [무신사 매거진]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21 목록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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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가까운 청춘들의 소탈한 이야기


    에디터: 장윤수 | 포토그래퍼 : 조석현, 전성수 


    여름의 문턱, 그리고 티셔츠의 계절이 돌아올 무렵이 되니 이런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젊고 건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쉽고 편한 옷 티셔츠, 그런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나이의 사람들, 주변 가까운 곳에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28살 박지현이다. ‘익동다방’이란 이름의 까페도 하고, 작품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아트디렉터도 하고 있다. 물론 작가로서 작업도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난 그저 그림을 좋아하는 맹한 여자다. 참 어려운 질문이긴 하다만, 결론은 그렇다. 익동다방은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공간이다. 익선동의 옛 이름인 익동을 다방 이름으로 걸었고, 복합예술공간을 지향하는 곳이다. 2달에 한 번씩 전시가 바뀌며 영상, 설치, 평면 미술 모두 전시한다. 개인작업물을 걸기도 하고 다른 미술가들과의 협업 작품을 걸기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재즈콘서트도 하니, 익선동에 왔다면, 그리고 예술을 좋아한다면 들러보기에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 좀 늦었다. 아침밥을 천천히 챙겨 먹느라 늦었다. 앞서서 말했듯 난 좀 맹한 여자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요즘에는 개인 작업과 공간의 연결에 몰두하고 있다. 개인 작업과 특정한 공간이 만났을 때 어떤 긍정적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태원과 연남동 등에 다양한 특성을 가진 공간들, 개성과 고집을 가진 가게들을 만들며 아트와 컨텐츠 디렉팅을 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런 일들은 내 삶의 자율성을 확대시킨다. 삶의 영역이 넓어지고 보다 크고 다양한 작업을 시도할 수 있게 이끈다. 결국 요즘엔 ‘새로운 놀이터’가 되어 내 스스로가 보다 즐겁게 놀 수 있게끔 이끄는 것들은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난 지금의 삶을 다시 택할 것이다. 다행히 지난 20대를 돌아봤을 때 후회할만한 일은 거의 없다. 후회할만한 일을 다 잊어버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달려보기도 했고 최선을 다해 나태해보기도 했고. 나쁘지 않았다. 다시 선택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시절을 보냈다. 요즘 역시 마찬가지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티셔츠는 어느 때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집에서 입는 잠옷에 신경을 쓰지 않듯, 하지만 그 안락함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탐닉하는 것과 같이 티셔츠는 삶과 밀접하게 가까이 있기에 그 존재감을 잊어버리곤 하지만 분명 늘 편히 대할 수 있단 점에서 유의미한 옷이다. 결국 티셔츠는 내게 ‘편안함’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상징하는 기호다. 청춘은 어쩔 수 없이 계속 함께 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삶에서 사라지고, 그래서 다시 잡아야 하는, 복잡하고 반복되며 추상적인 대상이다. 다만 분명한 점이 있으니, 어떻게 하더라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놀아야 한다. 더 열심히 청춘을 소비해야 한다. 무의식적이지만 분명히 삶을 지배하는, 그런 것이 청춘이다.


    ‘Bleu’ Logo Tee by IN SILENCE 28,000원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연남동에 사는 32살 바리스타 장준희다. ‘워드커피’란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커피를 만드는 일을 한다. 그저 열심히 커피를 하며 사는 사람. 그게 나다. 이 이상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한 적도 없고 고민할 필요를 느낀 적도 없다. 워드커피는 브라운브레스의 홍대 매장 2층에 위치한 카페다. 바리스타 크루 ‘세컨드플레이버(2nd Flavor)와 브라운브레스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은 아니다. 다양한 전시, 공연 등의 문화행사도 함께 하고 있다. 방금 전까진 어제 있었던 회식의 여파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아이스커피로 해장을 하며 커피 콩을 볶고 있었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4개월에 한 번씩 모든 커피를 교체한다. 요즘이 그 교체 시기다. 새로 교체되는 커피 샘플들을 테스트하고 로스팅 프로파일과 추출 방법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내가 속한 크루 ‘세컨드플레이버’의 행보와도 연관된다. 스페셜티 커피(세컨드플레이버가 집중하고 있는 최상급의 커피)는 크루가 하는 모든 행동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고민점이다. 당연히 커피 원두를 고르고 로스팅하며 추출하는 과정, 그리고 손님들에게 만족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난 어렸을 때부터 진득하게 붙잡고 한 일이 없었다. 그냥 좋아하는 일을 고민 없이 하고 좋아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그렇게 간결한 삶을 살아왔다. 영화가 좋아서 예대에 갔고 군대를 다녀온 후엔 고민 없이 자퇴를 하고 건축회사에 다녔다. 회사를 1년 정도 다닌 뒤에는 다시 마음이 변해 커피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커피를 7년 동안 했건만 단 한 번도 다른 직업을 생각해보거나 이 일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고민한 적이 없다. 이 정도면 난 커피를 좋아하고 있으며 바리스타라는 직업과 잘 맞는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하다. 내 20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파이팅’이 적당하다. 바리스타 크루를 만들고 작업실을 만들었으며, 직장에서 퇴근하면 새벽까지 그 곳에서 커피 공부를 했다. 우리 팀을 너무나도 알리고 싶어 열심히 뛰어 다녔다. 30대가 된 지금은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예전만큼 파이팅 넘치지 못하다는 게 무척 아쉽다. 그리고 20대가 그립다. 결국 내 청춘은 작업실과 커피 머신들로 대변된다. 20대 후반 전부를 작업실에서 먹고 자고 살며 보냈다. 작업실이라는 공간과 그 곳에 있던 커피 머신들이 곧 나의 청춘이었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새 티셔츠가 생겼다. 곧 더운 여름이 찾아올 것이며, 티셔츠는 역시 계절 중 여름에 제일 잘 어울린다. 카페에서 일할 때 입으면 좋을 것 같다. 사실 티셔츠를 가장 많이 입는다. 다른 옷을 입었을 때보다 편하기도 하고, 특히 바 안에 각종 머신들이 내는 열을 견디는 일에도 유용하다. 티셔츠만한 옷이 없다. 결국 티셔츠는 가장 기본적인 옷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옷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다. 내 청춘과도 닮았다. 커피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 가장 근저에 있으며 단단한 것들이 나의 삶과 직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티셔츠와 내 청춘은 닮았다. 청춘을 보내며 노력하고 고민하고 방황하고 실수했던, 그 모든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날 만들었다. 아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지만, 다시 청춘의 시작으로 돌아간다 해도 난 똑같이 고민하고 방황하고 실수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쩌면 아직도 그때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청춘은 내가 조금 더 단단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기분 좋은 과정이다. 음… 다시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다. 커피나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Seal White(Black) by BROWNBREATH 29,000원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이제서야 첫 앨범을 낸 뮤지션 29살 하원. 미술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싱어송라이터이다. 록 음악을 하고 있다. 음… 물 같은 여자다. 약하기도 강하기도 한, 그런 여자다. 여긴 상수역 근방에 있는 제비다방이다. ‘친구네 부모님이 없는 친구네 집’ 같은 분위기가 좋다. 여기서 공연을 서기도 한다. 앨범도 나오고 공연도 서는 만큼 요즘엔 하원만의 음악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지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내가 부른 노래를 듣고 듣던 사람이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이십대 초반에 빈 관객석에 서 있던 한 명의 팬 앞에서 노랠 불렀던 적이 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들에게 록스타가 되어서 꼭 갚겠노라고 약속했다. 뭘 갚을지는 모르겠는데, 그 무언가를 꼭 갚겠다고 다짐했었다. 내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노래로 사람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내 20대는 여행이었다. 즉흥적으로, 발이 닿는 그대로 걸으며 늘 무언가를 만나고 얻었다.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 설레고 즐겁던 일들, 그리고 외롭고 슬픈 일들. 그 모든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마치 여행과 같았다. 그 노선에서 내 청춘은 내가 자주 신는 낡은 부츠와 닮았다. 유독 그 부츠를 좋아해 그것만 신어서 많이 낡았지만, 여전히 튼튼하고 편하다. 내 청춘도 그랬다. 낡았지만 여전히 튼튼하고 편하다. 내 삶이니까 당연하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티셔츠는 늘 내 일상과 함께 한다. 무대에서 입는 원피스는 무대를 위한 옷이다. 공연을 위한 옷이며 긴장을 위한 옷이다. 내려와 벗고 티셔츠로 갈아입을 때 비로소 모든 긴장이 풀리며 편안을 찾는다. 그 순간에 가장 나 다운 내가 되는 것 같다. 몸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하는 옷은 아무래도 편해야 좋다. 이채로운 면의 많아야 매력적으로 보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티셔츠처럼 사적이며 편한 내 모습 그대로가 좋다. 사실 젊음은 지나서야 젊음이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하기에, 청춘을 정확하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의할 수는 없지만 막연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아직 창창하고 앞으로도 창창할 것이며, 나의 청춘은 현재진행형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근사하다. 해볼만하다. 모르니까 해볼만하다.


    Original Henley Shirts by NEEDLE WORK 49,000원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오늘 이 질문을 두 번째 받는다. 난 개인적인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하루를 살고,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길고 오래가는 사람 김레고다. 덤으로, 난 참 게으르다. 게으르고 또 게으르다. 얼마 전에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다." 란 글이 적힌 고양이 사진을 보며 굉장히 큰 동질감을 느꼈다. 그렇다. 나는 천성적으로 게으르고 느린 사람이다. 여긴 이태원 우사단로에 있는 ‘173 the Pizza’ 란 피자집이다. 친구들이 돈 좀 벌겠다며 차린 피맥집인 동시에 내 그림이 걸려있는 곳이다. 또 게으른 내가 자주 퍼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중요한 돈 결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긴 하다만, 아무튼 미안하다. 그래도 내가 형이니까 봐주라.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루프(LUPE) 라는 매거진을 만들었고 영상 프로덕션을 차렸다. 하고 싶어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돈 벌고 싶어 죽겠기에 하는 것도 있다. 근데 아무래도 못 벌 것 같다. 매거진도 그렇고 영상 프로덕션도 그렇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하는 건 아니다. 그냥 하고 있으니깐 하는 거다. 어느새 하고 있게 되었고 그래서 하는 거다. 항상 그렇듯 새로운 걸 접하면 그때 기분 따라 결정한다. 즉흥적이지만, 재미있다. 20대 때는 일주일에 8일은 클럽에 가고 술을 마시고 춤을 췄다. 누구보다 잘 놀고 후회 없다 말하고 다닌다… 사실 가슴 한 편에는 이 나라에 너무 끈질기게 붙어 있었단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 구경도 많이 가보고 그랬어야 했는데… 난 참 게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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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티셔츠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질문이 뭐 이래?” 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입지 않겠는가? 내게 티셔츠는 거진 몸이다. 씻을 때 빼곤 거의 몸이다. 당신의 청춘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바로 '스프레이'가 떠올랐다. 그래피티를 할 때 쓰는 재료인데, 그로 인해 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결국 청춘은 설래임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계속 설래이고 싶다. 아버지 지갑에 처음 손댄 그 날처럼, 스프레이를 들고 처음 그래피티를 하던 그 날처럼 말이다.


    Uniform Logo Tee White by UNIFORM BRIDGE 29,000원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이태원에 서식하고 있고 29살인 강호건이다. 서울 각지에서 음악을 틀고 뒤섞으며 다양한 효과를 가미해,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춤추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음.. 난 참 괜찮은 인간이다. 냉철하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동시에 유쾌하고 재미있다. 다시 생각해도 난 참 괜찮은 인간이다. 그러니 이렇게 인터뷰에도 섭외가 되었지 않겠는가? 지금 내가 선 명월관은 홍대 중심에 있는 클럽이다. 생긴지 18년이나 된 곳이며 다양한 파티와 공연을 하는 공간이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동료들과 함께 딥하우스와 테크하우스 등 특정 장르의 음악중독인 사람들을 위한 ‘알츠하이머’ 파티를 열고 있다. 방금 전까지 음악을 틀다가 내려왔다. 그리고 디제이 소림사와 과거를 추억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또 실물 대비 사진을 굉장히 못 받는 사람이다 보니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었다.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초 소규모인, 그리고 초 멋있는 페스티벌을 구상하고 있다. 내 사심을 담은 라인업으로 진짜 소박하게, 그리고 진짜 즐겁게 만들어보고 싶다. 빠르면 올 여름 내지 가을이 될 것이다. 페스티벌은 내 게으름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 20대 마지막의 기점이 될 것이다. 난 20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다시 DJ를 할 거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작용하는 것이 감지하는 순간, 짜릿하다. 음악을 틀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걸 느낀다. 그런데 요즘 음악을 많이 안 틀아서 산 송장처럼 지냈다. 머지않아 사망할지도 모른다. 내 20대는 한 마디로 자유였다. 정말 그 누구보다도 자유분방하게 살았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겪고 싶은 사람도 다 겪어보고, 그 자유 속에서 물론 후회되는 일들도 많았지만 뭐 어쩌겠는가, 후회하는 건 당신이 아니라 나다. 후회를 해도 내가 한다. 그리고 내 청춘은 사용하다 망가져버린 내 헤드폰들과 닮았다. 6년간 DJ활동을 하면서 3번이나 헤드폰이 망가졌다. 그 망가진 헤드폰들은 내 청춘의 굴곡과도 같다. 연애든 일이든. 균열이 쫙쫙 간 헤드폰들을 보면 굴곡 많은 내 청춘이 생각난다. 뭐 어쩌겠는가, 후회는 내가 한다. 내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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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반은 티셔츠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끔 예전에 SNS에 올린 사진들을 보면 온통 티셔츠에 청바지 입은 사진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티셔츠에 청바지는 진리이다. 그래서 내 삶의 나머지 반은 청바지다. 아무튼, 무채색의 무지 티셔츠든 프린팅이 된 티셔츠든 목이 조금 늘어난 낡은 티셔츠든 새 티셔츠든 티셔츠는 항상 편하고 멋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티셔츠가 가장 섹시하다니까. 늙어도 티셔츠만 입으며 살고 싶다. 티셔츠는 내 삶의 반이다. 나머지 반은 청바지. 청춘을 영원히 가져가고 싶다. 20대의 끝자락에 서 보니 청춘이라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깊게 되새기게 된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다. 노력하고 있다. 청춘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유지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 나는 30대에도 청춘 일 것이고 40대에도 청춘일 것이다. 나의 청춘은 끝이 없다. 그리고 내 티셔츠와 청바지도 끝이 없다.


    Rode Loosefit Tee White by thisisneverthat 43,000원

  • 티셔츠가 어울리는 나이


    미국에서 자랐고 청소년기는 남아공과 프랑스에서 보낸, 지금은 서교동에 살고 있는 마틸다정이다. 그림을 그리고 타투이스트도 하며 가끔은 모델도 한다. 그렇게 모험하며 사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역시 하루 중 커피 한잔 마시며 담배 태우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여자다. 여긴 서교동에 있는 내 작업실 겸 집이다. 좋아하는 LP를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글을 쓰기도, 가끔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한다. 방금 전까진 오래간만에 베이스를 꺼낸 김에 연주랄 것도 없는 연주를 하고 있었다. 틀어 논 LP에서 비틀즈의 ‘컴 투게더(Come Together)가 나와 그에 맞춰서 연주를 했다. 음… 굉장히 단조로운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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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그린 그림은 주로 아크릴로 그렸다. 어떤 계기가 있어 유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꼭 해보고 싶었던 기법이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전전긍긍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화가인 외삼촌에게 기초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독학을 하고 있다. 어쨌든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그것은 집념이자 열정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시도다. 기억이 선명해질 무렵의 어린아이일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그림이었다. 내 첫 기억부터 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계속 그림을 그렸다. 성장할 때도, 세계여행을 할 때도, 파리에 있을 때도 프라하에 있을 때도 서울에서 타투이스트로 올드스쿨 그래픽을 그릴 때도. 난 늘 그림을 그렸다. 내 청춘은 푸른 새벽 해돋이 같았다. 앞날이 캄캄하고 불안했고, 부딪히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여러 시련에 잠 못 이루고. 누구에게나 그랬을 것처럼 나 역시 그랬었다. 쓸쓸하고 고독했으며 그 종막인 아침 해가 뜨는 것이 너무 싫어 제발 해가 뜨지 않기를 기도한 밤도 많았다. 그리고 내 청춘은 스케치였다. 백지에 스케치를 하는 과정에는 무궁무진하게 많은 가능성들이 담긴다. 자유롭고 불안정하다. 그래서 내 청춘과 닮았다. 색깔을 입히고 명암을 넣는 과정은 그림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이고, 그렇기에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청춘의 단계는 스케치와 같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순간, 그 순간이 내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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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티셔츠는 워크웨어인 동시에 흰색이라 마음에 든다. 아끼는 오버롤과 함께 입을 생각이다. 동네에서 간단하게 사람들을 만날 때나,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그리고 산책할 때 입으면 좋을 것 같다. 티셔츠를 입을 때라면 작업실에서 작업을 할 때나 잠옷의 역할을 할 때, 보드를 탈 때와 같이 일상의 순간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티셔츠는 가장 기초적인 옷이기에 가장 편히 대해질 수 있는, 동시에 가장 폭넓게 삶 전반과 어우러질 수 있는 옷이라 생각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움이 우선해야 할 청춘과도 잘 어울린다. 조금이라도 나이를 먹으며 많이 순해졌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열정은 여전히 강렬하다. 불안정한 청춘이 가진 자극과 충동은 안정이나 평안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 계속해서 락앤롤이다.


    15 S/S Shorts Sleeve Sweat T-Shirts White by Covernat 5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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