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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서기 : 구두


    다가서기 : 구두

    좋은 구두와 만나기 위한 10가지 준비


    에디터 : 장윤수 


    세상 어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구두'란 분야에도 수 없이 다양한 개체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같은 구두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가치를 드러낸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수 없이 다양한 구두를 바라봐야 할 때, 즉 오래 곁에 둘 구두를 선택할 때 알아두면 유익할 열 가지 관점을 전한다.


  • 다가서기 : 구두


    분명한 목적의 설정 비싼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좋은 것은 비싸다. 결국 좋은 구두는 자주, 그리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외모에 이끌려 배우자를 선택하면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두 역시 예쁘다고 무턱대고 사면 열 번 신기도 전에 후회한다. 분명한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에 준하는 구두를 고르자. 슈트를 입는 날이 많다면 플레인 토(Plain toe, 장식 없는 코를 가진 구두)나 스트레이트 팁(Straight tip, 가로줄이 들어간 코 모양)을, 데님을 좋아한다면 터프한 외모의 부츠를 선택하자. 폭이 좁은 바지가 많다면 완만한 라스트(Last, 구두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목형을 지칭하나 그로 인해 실루엣이 결정되기에 구두의 실루엣을 말할 때도 쓴다)를 가진 구두를, 8인치 이상의 비교적 폭이 넓은 바지가 많다면 날렵한 구두가 잘 어울린다. 이런 식으로 구두 외적인 요소들, 스스로의 취향과 삶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어울리는 구두를 신중히 선택하자. 


  • 다가서기 : 구두


    정확한 예산 파악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얼마만큼의 예산을 설정하는지에 따라 선택 가능한 폭은 얼마든지 달라진다. 같은 캐주얼 부츠라 하더라도 무신사 스토어 기준 닥터마틴(Dr.Martens)의 부츠는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쏘로굿(Thorogood)은 10만원 근방에서, 20만원대에선 그램(Gram)을, 30만원대에선 울버린(Wolverine 1000Mile)과 레드윙(Redwing)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츠 역시 얼마든지 많다. 예술적 가치가 큰 오베르시(Aubercy)의 부츠는 200~30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비스포크(Bespoke, 소재와 형태 등 모든 부분을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완전 맞춤) 부츠라면 차 한 대 값을 넘기는 것이 일도 아니다. 그러니 이 점만 분명히 기억하면 된다. 비싸다고 능사가 아니며 비싸질수록 좋아지는 것 역시 아니다. 신는 이의 삶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하며 신는 이의 경제사정에 부합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구두라 하더라도 꼼꼼히 보고 선택했다면 얼마든지 많은 가치를 함유할 수 있다. 요컨대 닥터마틴은 웰트(Welted construction, 창과 갑피를 꿰매어 구두를 만드는 방법)을 쓰는 브랜드들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브랜드이며 쏘로굿의 부츠에는 동가격대에서 찾기 힘든 수준의 재료와 테크닉이 대량생산을 통해 담긴다. 예산의 상한선을 분명히 설정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면밀히 찾아보자. 숨어있던 좋은 부츠들이 속속 드러날 것이다.


  • 다가서기 : 구두


    구분 : 코의 모양 구두의 인상을 결정하는 요인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코의 모양이다. 어떤 코 모양을 가졌는지에 따라 구두는 편안한 인상을 전하기도, 날렵한 인상을 전하기도 한다. 브로그(Brogue)는 모여 일정한 모양을 그리는 구멍이 뚫린 구두와 그 구멍을 말한다. 컨트리부츠(Country boots, 주로 영국의 캐주얼 부츠를 지칭한다)에서 시작된 디테일이며 구두에 장식적인 동시에 편안한 인상을 부여한다. 목 토(Moc toe)는 워크부츠와 로퍼에 자주 쓰이는 제법 겸 코 모양으로 미국인들의 취향인 만큼 주로 미국 브랜드의 구두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안한 동시에 강인한 인상을 전한다. 목 토의 대척점에는 스트레이트 팁(Straight tip)이 있다. 가죽을 덧대어 모양이 만들어졌다면 캡 토(Cap toe)라 불리기도 하며 둘 모두 코 한복판에 줄이 가로지른다. 정돈된 인상을 주기에 비즈니스 슈즈에 어울린다. 윙팁(Wingtip)은 갈매기 모양으로 잘린 가죽이 덧대어진 코 모양의 구두를 지칭하며 대개 코에서 덧대는 가죽이 끊기나 특별히 구두의 측면 전체를 두르는 경우 롱윙팁(Long wingtip)으로 구분한다. 브로그와 자주 만나며 편안하고 활동적인 인상을 부여한다. 즉, 윙팁은 비즈니스 슈즈로 쓰이기엔 적합하지 않단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갑피가 U자 모양으로 나누어지는 유팁(U tip), 유팁의 하단 중앙이 나누어지는 티팁(T tip) 등 다양한 구두 코 모양이 있으며 아무런 장식이 없는 플레인 토(Plain toe) 역시 하나의 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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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디자인과 디테일 형태 전반과 디테일에 따라 구두는 다시 한번 나누어진다. 요컨대 로퍼의 경우 술이 달린 테슬(Tassel, 장식용 술) 로퍼와 밴드 모양의 가죽이 붙는 페니 로퍼(Penny loafer, 가죽 띠 중앙에 페니 동전을 끼워 신던 당대의 유행에 이름의 기원을 둔다.)로 나뉘어지는 것과 같다. 쿼터(Quarter, 구두 중앙부로 끈 구멍이 뚤린다.)가 붙는 방식에 따라 더비(Derby, 블러쳐라 불리기도 하며 서로 만나지 않는 쿼터가 덧대어져 붙는다)와 옥스포드(Oxford, 발모럴이라 불리기도 하며 끈 구멍 부근에서 인접하며 나누어진 쿼터가 뱀프 밑으로 붙는 경우가 대다수다)로 나누어지기도 하며 부츠의 경우에도 보통의 부츠와 끈이 없이 버클과 스트랩이 달린 엔지니어드 부츠(Engineered boots)가 나누어지기도 한다. 엔지니어드 부츠와 비슷한 단화로는 역시 끈 없이 버클과 스트랩으로 조이는 몽크스트랩(Monk strap) 구조가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와 디테일이 구두의 세계에 존재하며 앞서서 말한 코의 형태나 가죽, 특성, 문법 등과 만나며 긴 이름과 각별한 스타일을 구두에 부여한다. 요컨대 알든(Alden)의 990 모델을 ‘코도반 플레인 토 더비(Cordovan plain toe derby)’ 라 이해하며 분명한 영역과 목표를 가진 구두로 여기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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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죽 고르기 세상에 동물이야 많고 많기에 가죽 역시 얼마든지 많다. 게다가 같은 동물의 가죽이라도 가공법에 따라 특성을 크게 달리 하기에 서로 상이한 목적을 향한다. 신사화에 자주 쓰이는 가죽이라면 단연 카프(Calf)가 떠오른다. 생후 1년이 안 지난 송아지의 가죽으로 치밀한 조직과 고운 결이 신사화와 잘 어울린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의 신사들은 그레인(Grain) 레더로 만든 신사화를 선호하기도 한다. 소가죽의 굵은 입자가 그대로 남은 가죽이기에 오염과 흡집에 강하며 물 얼룩의 티도 덜 난다. 코도반(Cordovan)으로 만들어진 구두는 한결같이 비싼 가격대에 오르는데, 말의 가죽, 그 중에서도 엉덩이 가죽이기에 공급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특유의 화려한 광택과 강인함이 특징이다. 워크부츠에는 스티어하이드(Steer hide, 2년 이상 사육한 거세우의 가죽)이 자주 쓰인다. 성우의 가죽인 만큼 강한 내구력을 가지며 비교적 거친 입자는 워크부츠란 틀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특히 호윈(Horween Leather Company)의 가죽이 워크부츠에 자주 쓰이는데, 크롬엑셀(Chromexcel, 가죽을 기름과 함께 끓여 진피까지 기름이 스미게 만든, 강한 내구성 확보에 중점을 맞춤 호윈의 특수 가죽) 등 오래된 역사만큼 아메리칸 워크부츠에 최적인 가죽을 만들어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상 언급한 가죽들 외에도 구두에는 다양한 구두가 쓰인다. 독특한 미감을 구두에 부여하기 위해 악어나 뱀, 장어 등의 가죽이 쓰일 때도 있고 스웨이드(Suede, 보통 가죽과는 반대로 이면을 전면으로 내세운 가죽)나 누벅(Nubuck, 솔로 긁어 보풀을 일으킨 가죽)는 독특한 질감과 발색을 표현할 수 있기에 빈번히 쓰인다. 그리고 그 중 특정한 가죽을 최고의 가죽이라 말할 순 없다. 그저 그들 중 구두가 가진 목적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죽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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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 염두해야 하는 이유 예술품의 경지에 오른 구두도 많다. 요컨대 벨루티(Berluti)의 파티나(Patina, 염색을 거치지 않은 가죽 위에 염료와 화학제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듯 색을 입히는 기법)가 적용된 구두나 가지아노 걸링(Gaziano & Girling)의 완벽한 벨런스를 갖춘 구두를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하지만 결국 구두는 발을 감싸고 땅과 만나는 물건이다. 즉, 미감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물건은 아니란 점을 말한다. 결국 구두는 제대로 된 방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신는 이의 발을 충실히 보조할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환경과 만나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형태와 기능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고 익숙한 제법은 시멘트(Cement)다. 갑피와 창은 접착제와 열가공을 통해 간결히 붙는다. 높은 생산성을 가지며 구조가 단순해지기에 대량 생산되는 구두에 자주 쓰인다. 무조건적으로 기피하는 구두 애호가들이 있으나 실상 비난만 받을 제법은 아니다. 높은 생산성을 통해 저렴한 가격대에 구두가 만들어지게끔 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구두를 대할 수 있게끔 이끈 구두 민주화의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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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 종류 구두 민주화를 이룩한 다음 공신으로는 굿이어웰트(Goodyear welted construction)를 꼽을 수 있다. 1869년에 미국의 발명가 찰스 굿이어 주니어(Charles Goodyear Jr. 경화고무와 타이어로 유명한 굿이어의 아들)가 발명한 기계를 기원으로 두며, 이전에는 손으로 하던 갑피와 창의 결합을 특수 재봉기로 해결하는 제법이다. 균일한 재봉으로 구두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손바느질에 비해 높은 생산성을 가지기에 많은 사람들이 유용한 구두를 신게끔 이끌며 민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게다가 그 유효함이 한 세기가 넘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기에, 많은 구두 브랜드들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이 제법으로 만들고 있다. 내구성과 생산성 외에도 신는 이의 발에 맞춰 길이 드는 코르크나 충격 흡수에 좋은 메모리폼 등을 중창으로 삼기에 비교적 우수한 착화감을 가진다는 장점도 있다. 그렌슨(Grenson)은 최초로 굿이어웰트를 대량생산에 도입한 업체로 오늘날까지 특유의 컨트리부츠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카신(Moccasin)은 전통적이며 소박한 제법인 동시에 독특한 제법이다. 북미원주민 다코타족의 신발에 유래를 두는데, 한 장의 가죽이 발바닥을 감싸고 갑피와 만난다. 보통의 구두와는 상하가 반대로 된 형태며 가볍고 부드러운 동시에 발을 완만히 감싸는 구조로 편안한 착화감을 구두에 부여하기에 로퍼, 드라이빙 슈즈(Driving shoes, 운전 중 신는 신발로 내구성을 염두하지 않아도 되기에 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등에 자주 쓰인다. 착화감과는 별개로 이유로 목 토 부츠(Moc toe boots)의 제작에도 쓰이는데, 이는 목 토 부츠가 미국의 소규모 구둣방에서 시작되었단 점에 기인한다. 북미원주민의 신발에 근간을 두기에 당대 미국인들에게도 알려져 있었던 제법이고,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지기에 전수와 이해가 쉽고 소규모로도 제작하기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레드윙(Redwing), 치페와(Chippewa), 쏘로굿(Thorogood) 등의 미국계 워크부츠 브랜드들은 초기의 그것과 별반 차이 없는 모카신 제법으로 오늘날에도 목 토 부츠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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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은 창들 체중과 부하를 견디며 직접적으로 지면과 만나는 지점이기에 겉창은 구두의 기능과 완성도에 큰 역할을 한다. 꼼꼼히 확인하여 목적에 어울리는 창을 가진 구두를 선택하자. 흔히 홍창이라 불리는 가죽창(Leather sole)은 가장 고전적인 창으로 대개 소가죽으로 만들어진다. 약한 내구성과 마모성, 미끄럽거나 비에 취약한 점 등의 불편함이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구두의 외모에 품격을 부여하기에, 그리고 특유의 착화감을 애호하는 이가 많기에 고급 구두에 자주 쓰인다. 고무창은 가죽창에 비견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성형이 가능하기에 근 200년간 수 없이 다양한 창이 등장했고 그 중에는 분명한 인지도를 얻는 창들이 몇몇 있다. 크레페 솔(Crepe Sole)은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고무창이다. 응고된 라텍스를 압축하여 만들며 투박한 질감과 외모가 특징이다. 입자가 불규칙하며 밀도가 낮기에 특유의 탄력 있는 쿠셔닝을 구두에 부여한다. 다이나이트(Dainite)는 독특한 창을 지칭하는 이름 같지만 사실 영국의 창 전문 브랜드 명이다. 1894년에 시작한, 한 세기가 넘은 유서 깊은 브랜드다. 스터드(Studded) 힐과 솔로 유명하며 영국 구두산업의 중심지 노쌤프턴(Northampton)과 가까운 곳에 공장이 위치하여 노쎔프턴에 위치한 구두제조업체들에게 쓰이며 유명세를 얻었다. 단단하면서도 좋은 접지력을 가지며, 언급한대로 영국 구두에 자주 쓰인다. 영국에 다이나이트가 있다면 미국에는 코만도 솔(Commando sole)이 있다. ‘Lugged sole’이란 이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워크부츠에 자주 쓰이며 튼튼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기에 부츠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접지력과 내구성, 그리고 단단한 물성을 바탕에 둔 험로대응력이 좋기에 비교적 무거운 무게를 감수하더라도 목적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에 자주 쓰인다. 혹은 겉창만 코만도 솔 패턴으로 만들어 가죽 중창과 함께 꿰매는, 조금이라도 무게를 더는 동시에 가죽 창의 착화감을 살리는 고급기술을 통해 쓰이기도 한다. 앞서서 다이나이트를 말하긴 했다만 고무창으로 유명한 업체라면 역시 비브람(Vibram S. P. A.)이 첫 손에 꼽힌다. 1937년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알프스에서 친구 여섯을 잃은 창업주 비탈레 브라마니(Vitale Bramani)가 보다 안전한 등산화를 만들고자 고무창을 쓴 등산화를 개발한 것에 브랜드의 기원을 둔다. 자체적으로 신발을 만들기도 하지만 역시 특유의 완성도 높은 고무창들이 가장 유명하며, 매우 다양한 형태의 고무창들을 구두제조업체들에게 공급하기에 전세계의 구두 브랜드들과 구두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즉, 유명해지는 일과 신뢰를 받는 일 모두에 부족함이 없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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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크로 코디네이트 단연코 말할 수 있으니 패션 코디네이트에는 정론이 없다. 무엇이라도 가능하며 그 무엇도 금지될 수 없다. 그저 보다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 코디네이트가 존재할 뿐, 그 어느 코디네이트에도 가치의 우열은 없다. 다만, 알아두면 좋을 ‘문법’들은 있다. 요컨데 아메리칸 워크부츠에는 같은 미국에 기원을 둔 데님이나 치노 팬츠가 잘 어울린다는 점이나 컨트리부츠에는 울, 트위드 등 영국식 캐주얼웨어가 잘 어울린다는 점과 같다. 물론 이를 변주하여 문법상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을 조합하면서도 멋을 얻는 ‘옷 잘 입는 사람’의 세계도 있다. 다만 충분한 확신이 없다면 일단 문법들을 따르는 편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 무채색의 옷에는 검은색의 구두가, 남색 등의 색이 쓰였거나 텍스타일 패턴이 있는 옷에는 갈색 구두가 잘 어울린다. 슈트 등 갖춰 입는 옷에는 레이스업(Lace up, 끈을 묶는 구두의 통칭)이 어울리며 간결한 외모를 가질수록 좋다. 로퍼나 부츠는 역시 캐주얼 코디네이트에 잘 어울린다.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 여러 문법들을 파악한 뒤 이미 가진 옷과 구두를 염두하며 새 구두를 고를 때 반영하자. 오래된 문법을 따르는 코디네이트와 구두 선정은 실패 회수를 줄이고 구두를 자주, 그리고 오래 쓰이게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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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 코디네이트 양말과의 조합 역시 충분히 신경을 기울여야 할 문제다. 화사한 색이나 무늬를 가진 양말은 디테일이 독특한 구두, 윙팁이나 몽크스트랩 등 캐주얼 슈즈와 잘 어울린다. 정론을 충실히 따르고 싶다면 종아리 위까지 올라오는 길이의 장양말(Long hose)가 좋다. 조직이 고운 동시에 단순하고 어두운 색감을 가진 장양말은 착석한 상태, 바지 밑단이 발목 위로 올라가는 때도 다리를 노출시키지 않으며 공들여 예의를 갖췄단 인상을 전한다. 레이스업 옥스포드, 그리고 슈트와 잘 어울린다. 


    구두 끈을 바꾸면 구두는 한결 새로운 인상을 얻는다. 특히 관통하는 아일릿(Eyelet, 끈 구멍)이 많은 부츠는 그 효과가 크다. 같은 부츠라도 워크부츠 끈을 끼울 때와 왁스 코팅 끈을 끼울 때, 그리고 가죽 끈을 끼울 때의 인상은 매번 다르다.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스스로의 취향과 구두의 외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끈을 찾아보는 것 역시 권장할만한 도락이다.


    창을 바꾸는 일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웰트 구두의 창을 뜯어내고 새 창을 재봉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며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구두의 정체성이 새롭게 거듭나며 신는 입장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구두를 대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기도 한다. 다만, 그만큼 확실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외모 만큼 착화감도 분명히 바뀌는 점은 분명하기에 기존 창의 수명이 끝날 무렵에는 깊은 고민과 함께 창을 바꿔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콜한(Cole Haan)의 루나 그랜드(Luna Grand)는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구두와 창이 만났을 때 각별한 미감이 태어난다는 점을, 그리고 그 미감이 얼마든지 유의미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하는 사례다. 창의 수명이 다한 웰트 구두가 있다면, 그리고 도전의욕과 고민이 충분하다면 전혀 다른 스타일의 창을 더하길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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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 : 아끼며 신기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비싼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들 대다수는 비싸다. 격조와 높은 완성도를 갖춘 구두들 중 대부분은 작심을 해야만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 붙어있고, 그렇다면 아끼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신주단지 모시듯 걸음마다 심혈을 기울이라는 말은 아니다. 당신의 삶은 구두보다 훨씬 중요하다. 좋은 구두는 당연히 그런 삶을 보조하는 도구가 되어야지 방해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구두를 아끼는 일은 다른 관점에서 다가서야 한다. 바로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를 말한다. 많은 걸음을 함께 한,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할 구두라면 잘 보관하고 자주 닦고 무너진 부분을 보수하며 다루어야 한다. 스니커즈와는 달리 좋은 구두는 10년, 20년을 함께할 수 있으며, 오래되어 시간과 삶이 축적된 구두에는 새 구두와 비견할 수 없이 근사한 풍모가 서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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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 : 구두 관리의 기초 세부적인 기술과 도구들을 적기엔 여백이 부족하기에, 핵심만을 요약하여 기초적인 구두 관리 포인트를 전한다. 1. 벗은 구두에는 꼭 슈트리(Shoetree)를 넣는다. 슈트리는 갑피에 충분히 장력을 줄 수 있을 만큼 빡빡하게 들어가는 사이즈가 좋다. 삼나무(Cedar)로 만들어져 니스가 발리지 않은 슈트리가 가장 좋은데, 구두 속의 습기와 냄새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2. 돼지털 솔을 사자. 비단 구두약을 바를 때만이 아니더라도 돼지털 솔은 필요하다. 오염물이나 먼지를 그때그때 털어주는 것이 가죽의 유지, 보존에 중요하며 솔질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광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동네 마트나 잡화점에 가면 구할 수 있는 2000원짜리 돼지털 솔이면 충분하다. 3. 슈크림(Shoe Cream)과 폴리셔(Polisher)를 구분하자. 슈크림은 가죽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약이고 폴리셔는 광택을 만드는 약이다. ‘말표구두약’은 이 중 후자에 속한다. 폴리셔는 앞서 말한 그대로 외모를 가다듬는 약이기에 슈크림을 통한 영양공급 후에 사용해야 한다. 폴리셔만 사용할 경우 가죽은 쉽게 마르며 상흔에 약해진다. 심하면 가죽이 깨지거나 부서지기도 한다. 만약 불광까지 낸다면 내년쯤 구두를 버리겠단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다. 4.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기초화장품 광고의 문구지만 구두에도 유효한 말이다. 구두를 닦기 전에는 구두용 스테인 리무버(Stain remover, 구두용 제품들 중에선 사피르의 리노멧이 유명하다.)를 써 오염물과 이전에 쌓인 구두약을 지우자. 특히 폴리셔를 써 광을 낸 경우에는 새로 닦기 전 반드시 깨끗이 지워야 한다. 어려울 것 같다면 슈크림만으로 구두를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5. 말털 솔, 혹은 올 나간 스타킹을 구하자. 구두를 닦은 후 마지막 단계에서 가볍게 말털 솔질을 하거나 스타킹으로 문질러주면 구두약의 발린 결이 끊기며 난반사를 일으켜 광택을 배가시킨다. 특히 나일론 스타킹을 이용한 마감은 쉽고 편하면서도 효과가 큰, 일종의 ‘비법’이니 아는 여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올 나간 스타킹을 얻어두자. 물론 이유는 충분히 설명해주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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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신기, 그리고 알며 신기 한참을 말했지만 실상 턱 없이 모자란 글이다. 오래된 역사와 방대한 영역을 가진 구두인 만큼 관련된 정보와 이해, 그리고 구매에 앞서 염두 해야 할 점은 한없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의 취향과 삶을 고려하며 구두를 대하면 문제는 한없이 복잡해지고, 결국 세상 어느 지면이라 하더라도 ‘페르마의 대정리’가 적힌 지면이 된다. 결국 여백이 너무 좁다. 


    다만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점이 있다. 조금씩 알아가며 애정을 전하기에 구두는 결코 부족하지 않은 대상이며, 알면 알수록 구두에 대한 애정은 커질 것이 분명하단 점이다. 한 자리에서 구두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인 동시에 권할 수 없는 일이다. 좋은 벗을 대하듯 조금씩 알아가며 애정을 쏟을 때 구두는 신발을 넘어 벗이 된다. 당신과 걸음을 맞추고 일상을 함께 하는 가장 가까운 벗이 된다. 그러니 알고 신자. 그리고 알며 신자. 당신의 이해와 만난 구두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거듭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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