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 카운터 펀치보다 중요한 것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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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펀치보다 중요한 것
베이직 아이템이 사랑 받는 이유

 

에디터 : 유동원 | 포토그래퍼 : 전성수

 

참 친절하게도 무신사 스토어는 지금 잘 팔리고 있는 아이템이 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안물안궁"이라고는 하나 어쨌든 알려주니 그걸 보는 것도 나름 재미라면 재미다. 헌데 이걸 꾸준히 보고 있노라면 유독 랭크 상위권에서 내려가지 않는 아이템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브랜드도 형태도 제각각 이지만 가만 보면 나름의 공통점도 보인다.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것이 첫째요, 별다른 개성이 없다는 것이 두 번째다.

 

가격부터 이야기 해 보자. SPA브랜드의 시장 장악,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위협하는 요소는 지금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거세지기까지 했다. 그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입고 싶은 옷 마음껏 사 입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내 지갑 속 카드가 누구 것 마냥 무한대로 긁을 수 있는 '블랙'도 아니요 용돈도 월급도 도대체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브라운관 속 아이돌처럼 화려하게 입고 싶다가도 결국 현실적인 범주 안에서 쇼핑을 하게 되는 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는 새삼 놀라운 이야기도 아니다.

 

두 번째 이유도 뻔하긴 매한가지다. LTE급 속도로 바뀌는 트렌드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라지만 "세월아 네월아 청산이 유수하네"하며 양반마냥 얌전히 살아가는 이들이 그보다는 갑절 이상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 그들에겐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패턴이나 프린트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이번 시즌 잇-컬러(It Color)가 버건디(Burgundy)인지 타탄(Tartan)체크가 강세라든지 하는 것을 고민할 이유와 필요성을 그들은 모른다. 구입의 기준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잘 만들었는지 하는 짜임새 정도가 되지 않을까? 겉으로 돋보이지 않는 걸 산다고 내실이 부족한 아이템을 막 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시즌의 컨셉에, 아이템의 디테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들에게 잘못은 없다. 튀는 것이 패션이 아니다. 대중을 우리는 이해 해야 한다. 결국은 대중이 승리하는 법이니까. 그렇다고 대중이 패션을 모르냐 묻는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엄마가 사준 셔츠, 창고 대방출 행사를 한다 길래 근처 백화점에서 사 온 점퍼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면, 대중도 결국 나름의 계산법을 통해 쇼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머리를 굴려야 살아남는다.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 하나를 사서, 옷장 속에 있는 다른 아이템과 이리 저리 계산하며 새로운 조합을 만들고 전혀 다른 옷인 양 입고 나가야 하는 시대다. 애 쓰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다. 이는 잘만 이용하면 뛰어난 패션 센스를 겸비했다는 칭찬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이 어찌 방관할 수 있느냔 말이다. 기본 중의 기본 아이템이 끊임 없이 사랑 받는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무난하기 그지 없고 평범하기 짝이 없기에 지나치기 쉬웠을 아이템이 결국엔 지금의 해답이다. 허풍이 아니다. 무신사 스토어에서만 단일 제품으로는 이례적인 4,000개라는 판매고를 올린 '포맨(Foman)'의 가방이라든지 '모디파이드(Modified)'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데님이 7,000장 가까이 판매 됐다든지 하는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는,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가격이 싸고 디자인이 무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싸고 평범한 건 세상에 많다. 하지만 그 안에서 유독 큰 사랑을 받는 아이템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같은 가격대의 시장에서 비교를 불허하는 품질, 가장 기본적을 지켰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훌륭한 권투선수는 회심의 카운터펀치 하나만을 노린다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 한방을 위해 계속해서 움직이는 그의 두 눈과 두 발이다. 적절한 호흡을 박자 삼아 상대방의 빈틈을 기다리며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스텝, 그것이 기본이다. 기본을 챙길 줄 아는 자가 승리한다.


 

관련링크 : 무신사 스토어 (http://store.musinsa.com/app/contents/bestranking)

 

 

패션 웹진이자 셀렉트숍인 무신사는 스트릿, 어반, 스포츠, 디자이너 브랜드의 다양한 정보 및 상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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