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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블링] 넉살의 생각 9 목록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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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cksal's Thinking

블링 인터뷰


에디터 : 김민수 | 포토그래퍼 : 김윤식 | 스타일리스트 : 주현욱 | 헤어 : 서준 | 메이크업 : 김슬기


블링(이하 블) <작은 것들의 신> 앨범 발매(2016.02.04.)한 지 1년이 지났는데요. 오랜 시간을 들인 앨범인 만큼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넉살 (이하 넉) 작년에 여러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된 걸 보고, 사람들이 좋게 봐줬구나 싶었어요.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한 해가 지났구나. 이제 또 뭔가를 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자축의 의미로 술자리를 갖지는 않았나요?


술은 뭐 매일 마시니까요. 하하. VMC가 이쪽 동네에서는 소주를 즐기는 거의 유일한 팀이에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힙합 플레이야 라디오 ‘황치와 넉치’로 계속 보여주시고. 싱글은 따로 안 내고 피처링만 간간이 하셨던데요.


넉 피처링 작업과 연말까지 공연과 황치 넉치 등 다른 콘텐츠를 좀 많이 했고. 팀의 앨범이 쭉쭉 나오니까. 제 싱글은 아니지만. 오디, 티케이, 우탄, 던밀스 이런 친구들 피처링 들어가고. 또 다른 뮤지션 피처링하면서 지냈습니다.



2016년 병신년이었잖아요. 반면 넉살은 앨범도 좋은 평을 많이 받았고 ‘황치와 넉치’도 잘됐고 VMC도 좋았고. 의미가 남달랐던 한 해였을 것 같아요.


화끈했죠. 2016년에 앨범을 낸 뒤 잘 풀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고. 사실 앨범이 VMC에 들어가게 된 계기였어요. 혼자 앨범 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딥플로우 형이 ‘앨범을 준비 중인 걸로 아는데 인디펜던트로 하는 것보다 회사의 도움도 받아보지 않겠냐, 내가 디렉터를 봐줄 테니 회사에 들어와라’ 제안해줬어요. 마치 계약처럼. 하하. 계약 조건처럼 돼서 앨범을 1년 정도의 정리 기간을 가진 뒤 발매했는데요.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어요. 라디오도 잘 풀리고. 쉬지 않고 활동의 폭도 넓어지고. 굉장히 감사하고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넉언니라는 별명. 마음에 드세요?


웹에서 넉살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넉살 성별’이 뜨거든요. 그래서 2016년 5월에 있는 공연에서는 아예 저를 ‘한국 최고의 여성 래퍼’ 넉살 이렇게 소개도 했어요. 하하 그런 것 보면 재밌죠.



책은 많이 찾아보는 편인가요?


예전에는 책을 찾아서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작년에는 거의 안 읽었던 거 같아요.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아룬다티 로이의 장편 소설 <작은 것들의 신>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책이 아니잖아요. 책 좋아하세요?


한때 문예창작과 지망생이었어요. 하하. 둘째 누나랑 셋째 누나가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저희 셋째 누나는 그림 그리는 작가고요. 그 책은 셋째 누나가 추천해준 책인데, 읽고서 엄청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다만 그 책이 인도 책이다 보니까. 인도 사람들 이름이 나오는데 눈에 안 읽히는 거예요. 이 사람이 이 사람 같고. 하하. 어쨌든 그 책이 앨범을 낼 수 있는 시발점이었던 셈이죠. 굉장히 마이너한 감성의 책이고 어둡기도 하지만요.


넉살의 생각


시인을 꿈꾸셨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는요. 하하. 집 환경 탓이 컸어요. 둘째 누나는 본래 글을 쓰고 싶어 했고 셋째 누나는 그림을 그리고. 그래서 집에 책이 널려 있었어요. 덕분에 저는 어릴 적부터 시 읽고 쓰는 걸 좋아했고요. 떨어졌지만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도 지원한 적 있어요.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아서 랩 가사에 소설과 시가 가진 요소를 많이 쓰려고 해요.



좋아하는 시인 있나요?


기형도, 고은 시인 좋아해요. 어릴 적에는 기형도 시인 <입속에 검은 잎>에 빠져 지냈어요. 신춘문예에 도전해본 적도 있어요. 한국 해양 관련 단체에서 주최하는 거였는데요. 입상하면 등단하는 거라고 해서요. 군대 가기 전이었나. 바다에 관련된 시 써서 보냈어요.



최근 랩 가사를 보면 상상력보다는 본인 얘기 위주인데, 넉살 씨의 ‘원 마이크’는 상상력이 돋보여요.


힙합에 스토리텔링 기법이 있잖아요. 가상과 현실의 이야기를 섞는 작법. VMC에서 발매되는 앨범의 한 맥락이나, 제 스타일이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사실 요즘 기법은 아니에요. 1세대 형님들이 하셨던 철학적인 면이나 자아성찰에 가까운 거죠. 저는 제 스타일로 푼 거고요. 또 그런 식으로 멋있게 풀어내고 싶기도 했어요. ‘원 마이크’는 <쇼미더머니4>에서 스눕독이 출연했을 때 사이퍼하는 걸 보고 ‘세상에 이거 그림이 너무 예쁘지 않다’는 충격을 받아 이야기를 완성한 거예요. 그리고 요즘 래퍼들이 선호하지 않는 방법이지만 굳이 택한 이유는 텍스트가 독립적으로 나왔을 때 이야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게 재밌어서요. 어릴 적 믹스테이프 하나로 시작한 래퍼가 <쇼미더머니>를 통해 유명세를 얻게 되고, 경험과 과정이라는 게 삭제된 채로 시작부터 결론에 도달한 래퍼의 이야기.



다른 분들보다 유독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거 같아요.


그게 <작은 것들의 신> 앨범의 노림수 중 하나였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전에는 하이톤에 화려한 랩을 하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뮤지션으로서 오래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클래식과 다른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나는 가사를 잘 쓰는 래퍼의 타이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은 것들의 신>은 다른 걸 다 배제하고 가사에 힘을 쏟은 앨범이죠.



아이디어는 어디서 가져오세요? 책?


그런 경우가 많았던 거 같아요. 예전에 책에서 본 문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작가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가 그 문장을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많은 텍스트가 무의식중에 부유물로 떠다니면서 그것들이 너만의 방식이 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아마 여태 읽었던 텍스트의 부유물들이 영감을 주는 듯해요. 그리고 영화나 해석된 예전 래퍼들의 가사.



요즘 다른 래퍼는 그런 것보다 자기 얘기하는 거에 초점을 맞추는 거 같은데요.


사실 제 앨범도 다 제 얘기인데. 하하. 제가 작법이 1차원적으로 ‘우리 모두 힘들잖아 힘내자’ 이렇게 하는 걸 선호하지 않아요. 메인 아이템을 가져와서 엮어 쓰는 걸 좋아해서요. ‘우리 모두가 힘들지만 그 안에서 이겨내는 힘을 가지자’를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아이템을 가져와 은유적으로 푼 거죠.



<작은 것들의 신> 말고 싱글로 발매한 ‘오르간’을 듣고 놀랐어요. 모 인터뷰에서도 ‘이성적인 게 아니라 감각적으로 받아들여라.’ 이런 얘기를 한 것도 좋았고요.


가제가 감각의 제국이었어요. 하하. 코드쿤스트한테 얘기했더니 이건 아니라고. 하하 그래서 오르간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뜻이 내장 기관.


넉살의 생각


혹시 질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라는 인문학 서적도 보셨나요?


하하. 아뇨 그건 아녜요. ‘오르간’의 모티브는 누군가를 만날 때, 대화를 할 때 분명히 무언가 내키지 않고 싫은 부분의 얘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배려라는 마음이나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결국 끌려가듯 되잖아요. 이런 걸 삶으로 확대한 거예요.



그런 건 사실 순수 문학에서 주로 다루는 건데요. 하하. ‘오르간’에서 어떤 미학적인 지점이 드러났었다면 이후 <작은 것들의 신>에서는 넉살의 현실로 돌아와 얘기를 하신 것 같아요.


 좀 뻔하더라도 첫 앨범은 결국 자기를 표현하는 하나의 명함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이야기, 현실의 이준영에 대해 많은 부분를 포함해야 한다고요. ‘오르간’이나 다른 싱글 ‘에디슨’은 하나의 싱글이기도 해서 여러 모로 실험적이었다면, <작은 것들의 신>은 꼬아서 얘기하기보단 이준영이란 사람이 래퍼 넉살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아이템을 통해서 보여주는 형식을 취했죠.



확실히 ‘오르간’과 ‘에디슨’에서는 실험을 많이 했다고 느껴져요.


네. 그래서 딥플로우 형이 아쉬워하는 게 있어요. <작은 것들의 신>에서 ‘오르간’이나 ‘에디슨’처럼 여러 가지 혼란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쓰는 저만의 작법이 있는데, 그런 트랙이 없다고요.



앞으로 계획 중인 앨범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이번에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요. 대인과의 관계. 삶에서의 인연이란 무엇인가요. 6곡 정도의 EP로 아마 코드쿤스트와 대부분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제가 피처링 외에는 사랑 얘기를 써본 적이 없어서 사랑을 테마로 잡은 곡도 있을 거고요.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앨범의 마지막 구성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게 떠올랐어요. 구체적으로는 피천득의 <인연>에 나오는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를 보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요. 발상을 바꿔, ‘살면서 우리는 항상 노력해야 한다. 사람을 만나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되고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그래서 ‘세 번째 만남이 안 좋을지언정 네 번째 다섯 번째 만남을 위해서, 인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게 1번 트랙이 될 것 같아요. 그걸 시작으로 연인과의 관계, 살면서 싫어했던 사람과의 관계 등을 얘기하고 마지막에는 ‘관계로 상처 입은 사람이더라도 다시 사람으로 상처가 회복되는’ 식으로 끝낼 계획입니다.


넉살의 생각

작가들이 하려는 주제 같아요.


맞아요. 하하.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어릴 적부터 꾸준히 제가 쓰는 방식이 있으니까. 그런 게 떠오르지 않으면 곡을 쓰기가 어려워요. 피처링할 때는 랩적인, 스킬적인, 다분히 힙합의 매력을 올곧이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을 택하곤 해요. 사실 가사 쓸 때에는 제 얘기를 직설적으로 푸는 게 더 편하거든요. 본능이 가는 대로, 입이 가는 대로 쓰고 랩의 기술적인 부분으로 매워가는 방식으로 청각적인 쾌감을 주는 건 만들기가 비교적 쉬운 편인데요. 그런 걸 제 이름으로 내려고 하면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요. 해소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담고 싶은 욕심이 좀 있어서요. 아무튼 인연에 관한 앨범은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고 앞서 말한 ‘오르간’적인 미학적인 지점도 있을 거예요.



발매는 언제쯤 할 예정이세요?


 올해 안에 무조건 낼 예정이에요. 안 내면 쫒겨나요. 하하. 어쨌든 <작은 것들의 신>보다 무겁지 않게 가려고 해요. <작은 것들의 신>도 좋은데, 사람들이 무겁게 느낄 이야기도 많았다고 생각해서요.



 인연이 쉬운 얘기가 아닐 텐데요?


그러니까요. 하하. 생각해보면 인연이란 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다른 음악적인 요소들로 비교적 가볍게 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VMC에 모든 걸 공유하는 단톡방이 있다고 하는데 재밌는 사진도 올라오나요?


 엄청나게 많죠. 모든 게 19세고. 하하. 일단 나체 사진은 기본이에요. 숙소를 같이 쓰니까. 씻고 나오면 찍고. 워낙 친하니까요. 또 술 취한 사람 있으면 영상과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하고요. 하하. 유쾌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서요.



자 그럼,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려요!


2017년 2월 13일에 발매된 우탄의 <돕보이즈 클럽> 많이 들어주시고요. 딥플로우 형이 나오는 <고등 래퍼>도 많이 시청해주시고요. 곧 VMC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올 예정이니까요.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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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창간. 국내 최초의 클럽 컬처 매거진으로 출발해 현재는 음악, 클럽, 패션 등 서브 컬처를 바탕으로 패션과 문화 등 동시대 가장 핫한 문화를 다루고 있다.

www.thebling.co.kr/

2005년 창간. 국내 최초의 클럽 컬처 매거진으로 출발해 현재는 음악, 클럽, 패션 등 서브 컬처를 바탕으로 패션과 문화 등 동시대 가장 핫한 문화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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