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무브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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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류혜영의 가장 사적인 신발장

2026.10.23·조회 0·

우리는 배우 류혜영의 얼굴에 꽤 익숙하다. 1988년 쌍문동 골목을 누비던 성보라부터 치열하게 법정에 선 강솔A, 서초동 사무실의 배문정까지. 스무 해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인물의 삶에 깊이 몰입해 온 그가 배역을 벗어난 일상에서는 과연 어떤 템포로 걷고 있을까.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다름 아닌 '신발'에 있었다. 직접 디렉터로 참여한 로맨틱무브 우먼 (Romantic Move Woman) FW 26 슈즈 컬렉션의 테마인 'On & Off'처럼, 일에 몰입하는 뜨거운 시간과 자신에게 집중하는 편안한 일상의 경계를 넘어 마침내 온전한 제 보폭을 찾은 류혜영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로맨틱무브 우먼 FW 26 컬렉션 디렉터로 새로운 걸음을 내디딘 류혜영

류혜영의 On, 치열하게 몰입해 온 시간

매 작품 치열하게 인물에 몰입해 온 시간에 이어, 이번에는 디렉터로서 새로운 On의 스위치를 켰다. 이렇듯 끊임없이 몰입하고 나아가는 지금의 류혜영을 세 개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류혜영취향, 우리, 감사.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분명하게 알아가고 싶고,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을 챙기고 싶달까. 또 그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고마움도 잊지 않으려 한다. 이 세 가지는 현재 마음속에 품고 있고, 앞으로 더 단단하게 채워가고 싶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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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류혜영 인스타그램 (@ryuniverse328)

2007년 '여고생이다' 이후 '숲', '졸업 여행' 같은 단편·독립영화 현장에서 오래 일했다. 그 시절 현장에서 배운 것 중 지금까지도 지키고 있는 것이 있다면?

류혜영그때부터 지금까지 참 많은 작품과 경험을 거쳤지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그 벅찬 감각을 잊지 않는 것. 그걸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하게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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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류혜영 인스타그램 (@ryuniverse328)

5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있다고. 켜켜이 쌓인 일기장을 다시 들춰보다가 '내가 이만큼 달라졌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 있나?

류혜영처음에는 그저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사실 위주로 나열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겪은 일에 관한 생각과 감정, 주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담기더라. 그렇게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외부를 향해 있던 시선이 점차 나 자신에게로 옮겨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을 아끼게 되니, 신기하게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 주변 사람들을 향한 감사함도 함께 커지더라. 그런 내면의 변화들이 일기장 곳곳에 고스란히 쌓여 있다.

디렉터 류혜영의 첫 신발장

이번 컬렉션에서 직접 고른 컬러를 보면, 로맨틱무브 우먼이 주로 전개해 온 브라운 계열에서 나아가 카키, 머스터드, 다크 블루, 블랙까지 팔레트를 넓혔다. 이 색들을 고른 기준은 무엇인가?

류혜영좋아하는 색의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환기되는 하루가 되길 바랐다. 내 취향과 경험을 담는 작업인 만큼, 무엇보다 '신는 즐거움'이 느껴졌으면 했고. 평소 로맨틱무브 우먼 신발을 즐겨 신으며 가볍고 편안한 착화감이 참 좋았는데, 그 장점 위에 좋아하는 다채로운 컬러들을 입혀본 거다. 기존의 익숙한 색감에서 조금 벗어나 새로운 팔레트를 시도한 만큼, 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로맨틱무브 우먼을 기분 좋게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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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비 슬라우치 부츠 (아몬드ver) - 브라운 (11) 복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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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비 슬라우치 부츠 (아몬드ver) - 브라운 (11) 복사.jpg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로 풀어낸 로맨틱무브 우먼 FW 26 컬렉션

이번 화보에는 디렉터이자 모델로 참여했다. 컬렉션을 만든 사람으로서 카메라 앞에 선 현장은 평소 촬영장과 무엇이 달랐나?

류혜영신발들을 촬영장에서 실제로 마주하니, 마치 내가 낳은 자식처럼 애틋한 느낌이 들었다. (웃음)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에 더 눈길이 가고, 많은 분이 이 신발에 애정을 갖고 즐겨 신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커지더라. 원래 좋은 건 함께 나누고 경험해 봐야 더 좋지 않은가. 이번 작업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만족감을 다른 분들도 꼭 함께 느껴봤으면 한다.

디렉터이자 모델로 활약한 화보 촬영 현장

특히 이번 컬렉션 중 '윈터 라인'은 다가오는 11월 2일 무신사에서 선 발매로 만나볼 수 있다고. 겨울을 준비하는 무신사 고객들이 이 윈터 라인을 꼭 눈여겨봐야 하는 매력 포인트, 혹은 류혜영만의 특별한 겨울철 슈즈 활용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류혜영가장 눈여겨봐 줬으면 하는 매력 포인트는 단연 맨발에 신어도 발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착화감이다. 겨울 슈즈는 아무래도 보온성과 편안함을 1순위로 찾게 되지 않나. 그 든든한 기본기 위에 '신는 즐거움'까지 한 스푼 더하고 싶었다. 겨울을 사랑하는 분들이 따뜻하고 편안하면서도, 재미와 귀여움까지 놓치지 않기를 바랐달까. 직접 신어보면 내가 왜 이 신발을 이토록 좋아하는지 단번에 알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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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함과 귀여운 매력을 더한 '울리 스노우 윈터 부츠' 브라운

류혜영의 Off, 가장 편안한 하루의 풍경

카메라 앞에서의 뜨거운 On의 시간을 지나, 류혜영에게 가장 확실한 Off의 공간은 단연 오랜 시간 직접 가꿔온 '집'일 텐데.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셀프 인테리어 에필로그를 직접 기획할 만큼 공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 중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류혜영특별할 것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고 잘 준비를 모두 마친 뒤 침대에 눕는 순간. 그때가 정말 최고로 행복하다. 익숙하고 편안한 나만의 공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참 좋더라. 어쩌면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일지도. (웃음)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로 달리는 '슬로 러닝'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들었다. 달리는 동안 좋아하는 순간이나 풍경이 있다면?

류혜영달리다 보면 문득 자연에 감탄하는 순간들이 있다. 자주 달릴수록 그런 순간을 더 많이 만나고. 매번 똑같은 시간에 나가서 똑같은 코스를 뛰어도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이나 습도, 온도가 매일 조금씩 다르다. 그렇게 매일매일 달라지는 자연과 계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게 늘 감사하다. 더불어 달리기를 계속하면서 주변의 긍정적인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걸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함께 자라났다.

출처 : 류혜영 인스타그램 (@ryuniverse328)

카메라 밖, 쉬는 날의 류혜영은 어떤 옷차림을 즐겨 입나? 가볍게 집 앞을 나설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아이템이 궁금하다.

류혜영데님은 정말 인간의 위대한 발명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어떤 상황에서든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그래서 평소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아이템도 단연 데님이다. 여기에 아주 작은 아이템이라도 무채색 대신 컬러 포인트를 하나쯤 꼭 더하곤 한다. 방금 이야기하면서 새삼 깨달은 건데, 때로는 그 작은 컬러 하나가 하루의 기분을 확 바꿔주기도 하고 묘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더라. 정말로! (웃음)

류혜영의 일상적인 데님 룩과 매치한 '아몬드 레더 클로그' 카키

계속해서 나아가는 류혜영의 발걸음

최근 한 방송에서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요즘 '나아가고 있다'라고 실감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류혜영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누우면, 자연스럽게 내일 할 일을 걱정하곤 한다. 잘할 수 있을까, 어렵지는 않을까, 혹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그런데 문득, 오늘을 맞이하기 전 똑같은 걱정을 하던 어제의 내가 떠오를 때가 있다. 그렇게 걱정했던 오늘도 결국 무사히 잘 보내고 여기까지 왔구나 싶다. 그럴 때면 '그래도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든다. 결국 오늘 하루를 충실히 보낸 나 자신에게서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는다.

이번에는 디렉터라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지 않았나. 연기와 디렉팅 외에 또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을까?

류혜영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든 다 해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점점 선명하게 알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게 훨씬 즐겁고 기대된다. 어떤 분야든 내 취향을 기분 좋게 한 스푼 얹어서,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류혜영이 걷고 있는 속도를 신발 한 켤레로 표현한다면 어떤 신발일까?

류혜영이번 컬렉션의 '코제 윈터 슬라이드'를 꼽고 싶다. 자연스럽게 세상에 스며들면서도, 과하거나 뾰족하지 않은 부드러운 속도로 걷고 싶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템포였으면 한다. 너무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않고, 그렇다고 멈춰 있지도 않으면서. 지금 나의 이 속도를 온전히 즐기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류혜영이 픽한 '코제 윈터 슬라이드'

조심스레 열어본 류혜영의 사적인 신발장에는 그가 매일 다정하게 덧칠해 온 취향과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많은 배역에 깊이 몰입하며 치열하게 걸어온 어제에서 나아가, 이제는 가장 편안한 신발을 신고 오롯이 자신만의 보폭에 맞춰 걸어갈 차례. 로맨틱무브 우먼과 함께 내디딘 류혜영의 새로운 발걸음이 다가오는 겨울, 우리의 평범한 일상 위에도 기분 좋고 포근한 색을 입혀주기를 기대해 본다.

에디터 : 박다원 | 인터뷰이 : 류혜영 | 디자이너 : 이서영 | 자료 및 사진 제공 : 로맨틱무브 우먼

'인터뷰'는 화제의 브랜드와 영향력 있는 패션, 문화계 피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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