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모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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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마크모크가 만난 나무13의 취향

2026.07.13·조회 0·

오래된 잡지의 한 페이지처럼 익숙하면서도, 지금의 거리에서 마주칠 법한 생동감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나무13의 그림은 옛날 일본 영화나 뮤직비디오에서 봤던 것 같은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청량한 색감, 인물의 자연스러운 태도를 한 장면 안에 담아낸다.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온 그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자신만의 시선을 넓혀왔다. 이번에는 감성 슈즈 브랜드 마크모크와 만나, 신발을 신은 순간을 티셔츠와 포스터, 굿즈로 확장했다. 나무13이 사랑하는 시간과 취향, 그리고 그림이 입는 장면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물었다.

나무13이 되기까지

마크모크 협업 티셔츠를 입은 일러스트레이터 나무13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나무13한국과 일본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나무13이라고 한다. 레트로 무드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실 스스로는 레트로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다들 그렇게 말해주니 이제 그런 걸로 하기로 했다.

나무13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나무13원래는 게임 아이디였다. 당장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만든 이름이다. 어느 정도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바꿔야 하나 싶었는데, 이미 늦었더라. 이제는 그냥 이름처럼 굳어졌다.

최근 다양한 곳에서 나무13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인기를 체감하는 순간이 있나?

나무13잘 모르겠다. 집에 있거나 원래 가던 곳만 가는 편이라 크게 달라졌다거나 하는 감각은 없다. 오프라인 행사나 사인회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조금 체감하는 정도다.

그림을 처음 그리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일러스트를 전문적으로 그리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나무13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처음부터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었다. 미대에 떨어지고 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취업과 포트폴리오 준비를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 그런데, 세상에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 핀터레스트만 봐도 엄청난 퀄리티의 작업물이 많았고, 나보다 어린데 훨씬 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초조하고 스트레스가 컸다. 그때 누나가 아이패드 프로를 샀다. “그걸로 그림이라도 그리고 놀아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령 계정처럼 존재하던 SNS 계정에 그림을 한두 개씩 올렸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큰 회사에서 연락이 와 함께 작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업으로 삼게 되었다.

인터뷰하는 나무13

처음 그림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그림을 대하는 마음은 어떻게 달라졌나?

나무13처음에는 내 재미를 위해 그렸다. 지금은 단순히 재미만으로 하지는 않는다. 의무감도 있고 감사함도 있다. 그래도 할 줄 아는 게 이것뿐이고, 계속 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이지 않나. 예전에는 나를 위한 표현이었다면, 지금은 그림을 통해 나로 자립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가능한 데까지 계속 해보자는 마음이 크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두 공간은 나무13에게 각각 어떤 감각을 주는가?

나무13좋아하는 것이 많은 곳은 일본이다. 옛 물건도 많이 남아 있고, 내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시절의 흔적도 강하다. 서브컬처의 힘도 크고, 어릴 때부터 만화도 좋아했으니 일본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지금의 감각을 많이 배운다. 한국은 트렌드가 정말 빠르게 바뀐다. 레이아웃, 구성, 패션, 음악 등에서 배우는 게 무척 많다. 요즘의 감각은 한국에서 배우고, 오래된 것에서 가져오는 감각은 일본에서 많이 얻는 것 같다.

이전보다 더 잘 그릴 수 있게 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무13기본적인 묘사 실력은 확실히 올라간 것 같다. 특히 사람을 그리는 것은 많이 늘었다. 예전 그림을 다시 보니 인체가 어긋난 것도 많고, 사물 묘사도 어설픈 것이 있다. 그리고 자동차를 그리는 것도 정말 많이 늘었다. 좋아하기도 하고, 자주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반대로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나무13배경이 어렵다. 일본에서는 배경 작화, 인물 작화, 애니메이터처럼 영역이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배경을 인물처럼 세부적으로 묘사하다 보면 그림이 평면적으로 변할 때가 있다. 보여줄 것은 보여주고, 덜어낼 것은 덜어야 하는데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배경이 어렵다.

옛 향수를 지금 그리는 사람

아이패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나무13

나무13의 아트워크에서는 일본 버블 경제 시기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 시기의 분위기나 이미지에 끌리게 된 이유가 있는가?

나무13정확한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를 꼽자면 음악이었다. 2018년 초쯤 시티팝이 한창 다시 주목받던 시기에 마츠바라 미키 (松原 みき) 의 ‘真夜中のドア〜Stay With Me ’를 처음 들었다. 추천 알고리즘에 떠서 우연히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거기서부터 하나씩 파고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당시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사람이 힘들면 과거로 파고드는 부분이 있지 않나. 예전에 좋아했던 만화도 다시 찾아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오래된 것들을 찾아보다 보니 어느 순간 그 감각이 내 안에 익어버렸다. 지금 내가 그릴 수 있는 것들이 그쪽으로 많이 향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겪지 않은 시절의 분위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나무13레이아웃과 색감을 많이 본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자체보다 색감을 조정하고 레이아웃을 다듬는 시간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옛 잡지를 보면 사진만 있을 때는 어딘가 비어 보이는데, 타이틀과 글자가 들어가면 장면이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때 레이아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림만 생각하지 않고 타이틀이 들어갈 공간까지 생각하고 그린다. 그림만으로 꽉 채우기보다, 글자가 들어오면서 완성되는 구조를 만든다. 배경을 많이 덜어내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있다. 배경이 과하면 오히려 복잡해지고, 내가 원하는 리듬이 흔들릴 때가 있다.

단순히 옛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과 섞여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과거의 분위기와 지금의 소재 사이 균형은 어떻게 잡는 편인가?

나무13완전히 옛날 느낌으로만 가면 답습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업은 나보다 더 오래 활동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훨씬 잘한다. 그러니 나는 나만의 색을 찾아야 했다. 나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다. 그래서 한국적인 감각이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이 조금 더 좋아하는 샤프한 느낌이나 지금의 취향이 그 안에 들어간다면, 그 자체가 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섞는 부분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나오는 부분도 있다. 일본의 좋은 것과 한국의 좋은 것이 내 안에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 같다.

아이패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나무13

특유의 큼직한 타이포그래피와 청량하면서도 낭만적인 컬러가 인상적이다. 폰트와 컬러를 고르고 활용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가?

나무13테마별로 몇 가지 시리즈를 머리속에 나눠두었다. 가령 음악 관련 작업은 ‘애프터 레코드’, 자동차와 관련한 작업은 ‘영 버스터즈’처럼 타이틀이 있고, 그 타이틀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타이틀을 먼저 정해두면 그림의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힌다. 예를 들어 음악을 테마로 하는 “애프터 레코드”는 조금 더 어른스럽고 절제된 느낌이 어울린다. 그래서 색감도 낮추고, 톤도 조정한다. 처음에는 화려하게 가다가도 “아 이건 애프터 레코드에 들어갈 그림이었지”라고 생각하면, 다시 색을 죽이는 식이다. 그렇다고 막 깊게 계산한다기보다는 거의 습관처럼 움직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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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13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들 (자료 및 사진 제공 : __tree_13)

일러스트 속 인물들의 표정이나 포즈, 옷차림에도 특유의 태도가 느껴진다. 캐릭터의 스타일을 잡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나무13눈의 각도를 먼저 본다. 눈이 살짝 올라간 타입인지, 처진 눈인지, 동그란 모습인지에 따라 캐릭터의 인상과 성격이 달라진다. 일본 만화에서 흔히 말하는 데포르메 요소를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사람의 인상은 눈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눈을 정하고 나면 이 캐릭터가 어떤 성격일지 머릿속에서 떠올린다. 그리고 그 성격에 맞춰 헤어스타일 등도 어울리게 맞춘다. 가령 시니컬한 인물이라면 단발로 만들기도 하고, 청순한 느낌이면 긴 머리나 스트레이트 단발을 떠올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성격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나무13이 현재 가장 지향하는 아트워크는 어떤 디자인인가? 지금 가장 그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무13많은 분들이 밀도감 있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나는 반대로 비어 있는 그림을 좋아한다. (웃음) 하늘이 쾌청하게 있고, 배경은 최소화되어 있지만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 느껴지는 그림. 그 안에 인물 한 명이 어떤 액션을 취하고 있는 정도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조금 더 키치하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여유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말하자면 어른스러운 그림에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취향이 장면이 되는 방식

인터뷰하는 나무13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나무13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고,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한다. 집에 오디오도 있고, 빈티지 자전거도 직접 조립해뒀다. 일본에서 사와서 부품을 갈고 뜯어고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RC카에 푹 빠졌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만큼 취향이 확고할 것 같다. 자주 듣는 음악이나 즐겨 보는 콘텐츠가 있다면?

나무13음악은 예전부터 듣던 걸 계속 듣는 편이다. 김광석 노래를 정말 많이 듣는데, 특히 ‘혼자 남은 밤’을 자주 듣는다. 일본 밴드 램프 (Lamp) 도 좋아하는데, ‘恋は月の蔭に (사랑은 달의 그림자에서)’ 라는 곡을 2019년부터 좋아해서 많이 들었다. 요즘 도파민을 조금 자제하려고 해서 짧고 자극적인 영상은 잘 안 보려고 한다. 대신 유튜브 채널 보다 (BODA) 의 <과학을 보다> 같은 교양 채널을 많이 본다. 그래도 일본 영화는 꾸준히 찾아본다. 특히 <요노스케 이야기 (横道世之介, 2013)> 같은 영화는 볼 때마다 운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영화 안에는 내가 그리고 싶어 하는 장면과 분위기가 있기도 하고.

나무13의 취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물건 하나를 소개한다면 무엇인가?

나무13소니 (Sony) 의 ‘덴스케 (デンスケ)’ 라는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를 가져왔다. 일본에서 ‘덴스케’는 원래 방송 취재용 포터블 테이프 레코더를 부르던 애칭이다. 마이니치신문에 연재된 시사 만화 〈덴스케〉에서 주인공이 휴대용 녹음기를 들고 거리로 나가 녹음하던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카세트 방식의 기기에도 ‘카세트 덴스케’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는 카세트를 정말 좋아한다. 카세트테이프도 모으고, 카세트 커버를 만드는 것도 취미였고, 그림에서 가장 자주 그렸던 소재 중 하나도 카세트였다. 애장품은 많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을 떠올리면 결국 카세트가 있다. 그게 덴스케를 가져온 이유다.

자신의 애장품, '덴스케 (デンスケ)' 를 소개하는 나무13

그렇다면 카세트테이프를 모으는 기준도 있나?

나무13처음에는 분별없이 마구 모았다. 세운상가 근처에 가면 카세트테이프가 박스로 쌓여 있었고, 천 원 이천 원이면 살 수 있었다. 좋다고 마구 사 모으다 보니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그 이후로는 조금 기준이 생겼다. 음악에 종사하는 지인이 귀한 카세트테이프를 선물해 준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아무거나 모으기보다 가치나 헤리티지가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영향력 있는 음반인지, 종이 커버가 따로 있는지, 지금 구하기 어려운 것인지 같은 기준이 생겼다. 요즘은 타워 레코드 (Tower Records) 에도 카세트 코너가 생겼더라. 그런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일본에 간다면 꼭 들르는 동네나 공간이 있는가? 작업에 영향을 주는 장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나무13꼭 간다고 정해둔 곳은 많지 않다. 그때그때 사고 싶은 곳이 있는 곳을 가는 편이다. 예전에는 사무실이 지유가오카 (自由が丘) 에 있어서 그 동네를 자주 돌아다녔다. 작은 소품 숍도 많고, 좋아하는 가게도 있었다. 특히 지유가오카역 앞에 있는 엑셀시오르 (EXCELSIOR) 카페를 좋아했다. 창가에 앉으면 전철이 지나다니는 게 보인다. 아침에 할 일이 없을 때 그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한 시간 정도 멍하니 있곤 했다. 남들은 꼭 들르는 편집숍이나 빈티지 숍이 있을 텐데, 나에게는 그 카페가 방앗간 같은 곳이었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 것 같다. 평소 본인의 스타일은 어떤 쪽에 가까운가?

나무13예전에는 신발도 모으고 이것저것 좋아했는데, 요즘은 아웃도어 쪽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하와이안 셔츠를 좋아한다. 키치조지 (吉祥寺) 같은 곳에 가면 하나씩 사오는데, 패턴이 예쁘거나 그림 자료로 쓸 수 있겠다 싶으면 사는 편이다. 다만 5만 원을 넘기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다. 너무 전형적인 알로하 느낌은 피하고, 색감이 과하게 쨍하거나 식물 패턴이 너무 많은 것은 잘 사지 않는다. 대신 물고기 패턴이 들어가 있으면 거의 산다. 칼라 (Collar) 와 핏도 중요하다. 릴랙스 핏이어야 편하게 입을 수 있다.

그림이 입는 장면이 될 때

마크모크 협업 티셔츠를 입은 일러스트레이터 나무13

마크모크와 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 협업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나무13처음에는 “내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마크모크는 특히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로 알고 있었고,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취향이 조금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것도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화사한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머릿속으로 여러 색감과 장면을 계속 그려보며 준비했다. 그래서 원래 내 그림을 좋아하던 분들은 이번 작업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평소에는 자동차 같은, 조금 더 남성적인 취향이 드러나는 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대중적이고 밝은 분위기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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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모크 × 나무13 협업 컬렉션

마크모크의 신발을 신은 순간을 티셔츠와 포스터를 비롯한 굿즈로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협업 테마를 소개한다면?

나무13나는 사실 Y2K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스티커 팩이나 굿즈를 준비하면서 요즘의 꾸미기 문화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요즘은 자기 개성을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하고, 스티커를 휴대폰 뒤에 넣거나 작은 굿즈로 취향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 내 그림은 선이 얇은 편이라, 그대로 떼어놓으면 조금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색감을 평소보다 많이 덜어냈다. 원래는 채도와 명도가 더 선명하고 강한 그림을 그려왔는데, 이번에는 분위기에 맞춰 물을 확 뺀 듯한 색감으로 제안했다. 마크모크에서도 흔쾌히 받아주어 생각한 방향대로 잘 나온 것 같다.

나무13 작가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캔 뱃지

이번 협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봐주었으면 하는 디테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무13특정 디테일 하나보다는 전반적인 느낌을 봐주었으면 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단순히 신발을 제품처럼 보이게 하기보다, 인물이 신고 있는 순간이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신발이 중심에 있지만, 그 주변에 있는 사람의 태도와 분위기까지 함께 보였으면 했다.

2026년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산다는 건 어떤 감각인가? 특히 AI 창작물이 범람하는 지금, 나무13의 그림은 어떤 방식으로 남기를 바라는가?

나무13예민한 질문이다. 솔직히 감정이 좋을 수만은 없다. 주변에도 AI로 인해 일이 줄거나, 콘티 작업이 대체되는 경우가 꽤 흔하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 역시 예전보다 자잘한 일감이 줄었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그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결국 사람이 만든 것에 끌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공산품과 수제품이 다르듯,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시간을 쌓아왔는지에 따라 부가가치가 생긴다. 그 사람이 쌓아온 이미지, 신뢰, 브랜드가 모여 그 사람의 예술 세계가 된다고 본다. AI가 무섭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너무 빠르게 가까이 와버렸으니까. 다만 잘 쓰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나 또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자문을 구하듯 활용할 때가 있다. 중요한 건, AI와 어떻게 공생할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남을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는 일인 것 같다.

앞으로 더 그리고 싶거나 도전해 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나무13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다기보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더 찾아보고 싶다. 상업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순수 회화 쪽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있다. 다만 일반 캔버스에 그리기보다는 다른 물성으로 작업해보고 싶다. 옛 애니메이션처럼 셀에 그리는 작업은 이미 해봤지만, 또 다른 소재나 방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소재가 정말 다양해진 시대이니만큼 나도 새로운 방식으로 그림을 확장해 보고 싶다.

끝으로 나무13의 팬을 비롯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나무13예전보다 스타일도 많이 변했고, 나 자신에게 매너리즘이 올 때도 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싫증이 날 때도 있다. 똑같은 걸 그린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들은 내 나름의 몸부림이다. 어떻게든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움직임이다.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일러스트레이터 나무13

나무13이 그리는 취향과 분위기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래된 시간에서 건져 올린 색과 분위기는 지금의 옷차림, 지금의 거리, 지금의 취향과 만나 또 다른 장면이 된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나 어딘가로 향하는 중이다. 마크모크와의 협업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신발을 신은 순간을 티셔츠와 포스터, 굿즈로 옮긴 이번 컬렉션은 나무13의 그림을 입고, 붙이고, 간직하는 방식으로 확장한다. 나무13이 그린 시간과 취향의 장면은 이제 무신사에서 만날 수 있다.

마크모크 × 나무13 구매 고객 특별 혜택

기간 : 07.13(월) - 07.19(일) 증정 이벤트 : 나무13 작가 협업 티셔츠 구매 시 사인 포스터 5명 선착순 증정 (1인 1개) 할인 이벤트 : 쿠폰 포함 최대 10% 할인

에디터 : 박찬호 | 포토그래퍼 : 박유주 | 어시스턴트 포토그래퍼 : 김혜진 | 디자이너 : 이서영 | 자료 및 사진 제공 : 마크모크 | 인터뷰이 : 나무13

'인터뷰'는 화제의 브랜드와 영향력 있는 패션, 문화계 피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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