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서울숲에서 만난 코드 쿤스트와 커피의 밸런스
좋은 음악이 흐르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좋은 커피 향이 곁을 내어준다. 감각적인 비트를 만드는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CODE KUNST) 에게 스페셜티 커피는 어느덧 취미를 넘어 매일의 확고한 리듬이 되었다. 그런 그가 이번엔 무신사 (MUSINSA), 언스페셜티 (Unspecialty) 와 손잡고 서울숲 아뜰리에길에 자신만의 감도를 짙게 투영했다. 그의 내밀한 감각으로 채운 이 낭만적인 골목에서 우리는 마주 앉아 음악과 커피, 패션을 유연하게 가로지르는 대화를 나눴다. 이제, 더없이 기분 좋은 밸런스로 섬세하게 브루잉한 코드 쿤스트와의 밀도 높은 대화를 커피 한 잔처럼 천천히 음미해 볼 차례다.
완벽한 한 잔을 위한 밀도 높은 브루잉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 팝업에서 브루잉 세션을 진행하는 모습
처음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그 '첫 기억'이 궁금하다.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시기와도 비슷하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꽤 오랜 시간 이 세계를 탐험해 온 셈인데.
코드 쿤스트커피를 처음 제대로 의식하게 된 건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그때 번 돈으로 첫 음악 장비를 사서 그런지, 나에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라기보다 어떤 '시작'을 의미하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후로 커피 자체에 점점 더 깊은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세계에까지 눈을 뜨게 됐다.
평소 본인이 놓인 환경을 끊임없이 바꾸며 새로운 자극을 즐기는 편이라고. '안 해본 거니까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뛰어든 커피의 세계는 처음 기대했던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이 낯선 시도가 본인의 일상을 어떤 색깔로 물들였는지 궁금하다.
코드 쿤스트처음엔 그냥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깊고 흥미로운 세계였다. 지금은 일상 안에서 음악과 비슷한 결로 흐르는 하나의 취향이 됐고. 이젠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음악 작업을 시작할 만큼,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특별한 일상이 됐다.
국제 스페셜티 커피 협회, SCA에서 주관하는 '센서리' 자격을 취득한 코드 쿤스트
편리함을 뒤로 하고 원두를 고르고, 갈고, 내리며 본인만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과정은 꽤 수고스럽다. 그럼에도 완벽한 한 잔을 얻기 위해 기꺼이 감수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드 쿤스트물 온도나 분쇄도, 찰나의 시간 같은 아주 작은 차이로 커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순간이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그런 미묘한 변화를 찾아가고 또 집중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서, 그 정도의 번거로움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수고로움 끝에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
음악 프로듀싱처럼 커피 역시 '밸런스'가 핵심이다. 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더불어 요즘 가장 깊게 빠져있는 본인만의 레시피가 있다면 살짝 공개해 줄 수 있을까.
코드 쿤스트결국 추출 과정에서 밸런스를 어떻게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물줄기의 세기, 물을 나누어 붓는 타이밍, 전체 추출 시간 같은 요소가 조금만 달라져도 맛의 질감이 확 바뀌기 때문이다. 요즘은 산미가 혼자 튀지 않도록 추출 초반의 속도를 너무 빠르게 가져가지 않는다. 대신 중후반부에 조금 더 강하게 푸어링하면서, 단맛과 질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내리는 게 최근의 취향이다.
커피의 밸런스를 위한 정교한 푸어링
좋은 음악이 흐르는 공간엔 늘 좋은 커피 향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음악과 커피, 이 둘은 어떤 비슷한 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코드 쿤스트결국 둘 다 공간의 결을 만드는 작업이다. 좋은 음악이 나오거나 기분 좋은 커피 향이 퍼질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공간의 공기나 무드가 순식간에 확 달라지지 않나. 그런 식으로 공간의 분위기나 결을 확실하게 바꾼다는 점에서 두 가지가 많이 닮아 있다고 느낀다.
손때 묻은 도구에는 주인의 습관과 애정이 묻어난다. 팝업 한편에 전시한 본인의 브루잉 기어 중 가장 아끼는 도구는 무엇인가? 또, 이제 막 스페셜티 커피에 입문하려는 분들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춰줄 만한 '코드 쿤스트 표 추천 장비나 팁'이 있다면.
코드 쿤스트시작할 때부터 오랫동안 써온 드리퍼와 서버를 많이 아낀다. 사실 이제 막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어떤 장비가 좋다고 추천하기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원두나 커피의 방향성을 찾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웃음)
서울숲 아뜰리에길과 완벽한 페어링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 팝업에서 브루잉 세션을 진행하는 모습
이번 서울숲 프로젝트는 무신사와 언스페셜티라는 파트너들과 함께한 커다란 협업이다. 음악 작업에서 아티스트와 합을 맞추듯, 이번 프로젝트에서 합이 잘 맞았던 지점이 있었다면?
코드 쿤스트각자 다루는 분야는 다르지만,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 비슷했다. 그런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합이 잘 맞았달까. 그저 어떤 공간, 혹은 어떤 향과 맛을 사람들에게 근사하게 전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 통했다.
서울에 수많은 골목이 있지만, 무신사와 함께 선택한 이곳 '아뜰리에길'은 유독 이름부터 낭만적이다. 본인이 느끼기에 다른 골목들과는 차별화된, 아뜰리에길만이 가진 고유한 매력은 무엇인가?
코드 쿤스트서울숲 아뜰리에길은 골목 특유의 리듬이 있다. 서울숲에서 빠져나와 목적 없이 걷다가 우연히 본인의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느낌이 있어서 좋다.
아뜰리에길은 목적지 없이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공간들이 매력적인 곳이다. 팝업을 방문하면서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들을 추천해 준다면.
코드 쿤스트이 동네는 코스를 정하기보다, 그냥 여행 온 것처럼 막연히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어딘가를 콕 집어 찾아가기보다, 작은 카페나 편집숍을 우연히 발견하는 재미가 더 크니까.
우연히 마주친 공간에서 만나는 한 잔을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에서 즐길 수 있다
무신사의 '서울숲 프로젝트'로 더욱 이 일대가 방문객들로 활기가 넘칠 텐데, 이 거리와 완벽히 페어링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룩의 무드가 있다면?
코드 쿤스트한껏 꾸미는 것보다 서울숲과 아뜰리에길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편안한 스타일을 추천한다. 가볍게 걷다가 편하게 커피 한잔할 수 있는 그런 무드.
음악과 취향의 농도 짙은 블렌딩
커피가 내려오는 순간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코드 쿤스트
좋은 커피는 온도가 내려가 식어도 고유의 향미가 살아 있어 여전히 맛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곡이 있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꺼내 들어도 여전히 '맛있는' 음악이 있다. 그런 음악은 어떤 곡이라고 생각하는지?
코드 쿤스트감정이 시간 속에 남는 음악. 밸런스 좋은 한 잔이 오래 기억에 남듯, 음악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그때의 분위기와 시간이 그대로 떠오르는 곡이 참 오래가는 것 같다.
매일 할당량을 정해두고 성실하게 곡 작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날은 비트가 술술 풀리지만, 유독 작업이 막히는 날도 분명 있을 텐데. 생각대로 작업이 되지 않는 날에는 그 공백을 어떻게 채우는가?
코드 쿤스트억지로 붙잡고 있기보다는 잠깐 내려놓고 환기한다. 커피를 내리거나 산책하거나, 환기하다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다시 풀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무언가를 억지로 찾기보다는 그 공백을 유연하게 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10년 뒤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때도 지금처럼 낯선 환경에 자신을 기꺼이 던지며, 전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고 있을지 상상해 본 적이 있나?
코드 쿤스트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웃음) 새로운 걸 보면 또 궁금해지고, 안 해본 거면 일단 해보자는 마음은 여전할 테니까. 다만 지금보다는 더 여유롭고 지혜로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직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이 많다. 자신만의 색깔을 발견하고 그 깊이를 더해온 선배로서,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찾아 항해 중인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코드 쿤스트취향은 억지로 찾기보다, 본인만의 시간을 누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는다.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걸 일단 붙잡아보고, 그렇게 붙잡은 것에 한 번쯤 오래 집중해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아니다 싶으면 빨리 놔주는 것도 좋고. (웃음)
원두 시향 중인 코드 쿤스트
텍스트로 음미한 코드 쿤스트의 취향을 이제 직접 만날 차례다. 코드 쿤스트가 직접 큐레이션 한 프리미엄 원두를 시향 & 시음하며, 스페셜티 커피의 깊은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그의 실제 작업실 무드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포토 존에서 추억을 남기고,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감각적인 커피 굿즈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할 테다. 특히 코드 쿤스트가 방문객을 위해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브루잉 세션도 진행하니, 낭만적인 아뜰리에길에서 코드 쿤스트의 사적인 취향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할 근사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
위치 : 무신사 스페이스 서울숲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43) 기간 : 04.03(금) - 04.12(일) 운영 : 매일 12:00 - 18:00 (라스트 오더 : 17:30) * 현장 웨이팅 기기 등록은 오전 11시부터 가능합니다. * 현장 상황에 따라 웨이팅 등록이 조기 마감 될 수 있습니다.
코드 쿤스트 브루잉 세션
기간 : 04.03 (금) & 04.11(토) 운영 : 12:00 - 15:00 * 커피 메뉴 구매 시, 코드 쿤스트가 직접 커피를 내려드릴 예정이며 전문 바리스타들과 함께 진행됩니다. * 현장 웨이팅 기기 등록은 오전 11시부터 가능합니다. * 현장 상황에 따라 웨이팅 등록이 조기 마감 될 수 있습니다.
에디터 : 박다원 | 포토그래퍼 : 박현기 | 리터쳐 : 장아연 | 디자이너 : 현채희 | 어시스턴트 포토그래퍼 : 박성민 | 인터뷰이 : 코드 쿤스트 | 자료 제공 : 코드 쿤스트 인스타그램 (@code_kunst)
‘인터뷰’는 무신사 에디터가 만난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