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블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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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넬과 아노블리어

2026.03.03·조회 0·

수많은 청춘들의 BGM이자 누군가에게는 뜨거웠던 10대의 발화점. 2026년이라는 시간 위에 마주한 넬은 여전히 낯설고도 새롭다. 긴 시간, 오롯이 자신들의 호흡으로 고유한 장르를 완성해 온 이들. 변하지 않아서 오히려 가장 트렌디한 그들이 자신들의 결과 닮은 브랜드와 조우했다. 단단한 본질과 유연한 변화 사이, 아노블리어 (ANOBLIR) 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우리에게 다시금 짙은 위로를 건네는 밴드 넬의 김종완, 이정훈, 이재경을 마주했다.

수많은 청춘들의 BGM, 세대를 잇는 밴드 넬

인터뷰 중인 넬의 이정훈, 김종완, 이재경

무신사 반갑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종완안녕하세요. 밴드 넬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김종완입니다.

이정훈반갑습니다. 베이스를 맡고 있는 이정훈입니다.

이재경반갑습니다. 기타를 맡고 있는 이재경입니다.

2026년, 어느덧 결성 27주년이다. 수많은 밴드가 명멸하는 동안 넬은 단 한 번도 '추억의 밴드'로 불린 적이 없다. 긴 시간 동안 '현재진행형 밴드'로서 생명력을 유지해 온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재경단순하지만 명확하다. 결국은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김종완거기에 덧붙여, 다행히도 넬의 음악을 계속 기다려주고, 새 앨범이 나오면 반갑게 맞아주는 리스너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지치고 힘들 때도 팬분들 덕분에 그 시간을 더 소중하고, 즐겁게 생각하면서 계속 작업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지 않을까.

인터뷰 중인 김종완

1999년 홍대 클럽에서 넬을 보던 청춘들과, 2026년 페스티벌에서 넬을 보는 청춘들이 여전히 같은 노래에 열광한다. 세대가 바뀌어도 넬의 음악이 유효하게 공명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종완우리는 음악을 만들 때 ‘시대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편은 아니다. 그때그때 우리가 좋아하는 사운드로, 당시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이야기를 솔직하게 음악으로 옮기다 보니, 결과적으로 시대의 영향을 덜 받는 음악이 된 게 아닐까 싶다. 그게 큰 이유라면 이유일 것 같다.

과거 인터뷰에서 "10년 뒤엔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 넬의 음악은 그렇게 평가받고 있고. 과거의 자신들이 던진 목표를 달성한 지금, 이 평가를 마주하는 마음은 어떨지 궁금하다.

이정훈내가 존경했던 아티스트들은 시대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가진 이들이었다. 나 역시 그런 음악을 동경했고, 막연하게나마 그런 밴드가 되기를 꿈꿨다. 그런데 요즘, 발매 시기와 상관없이 우리 노래를 좋아해 주시고, 공연장에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넬의 음악을 즐기는 풍경을 마주하곤 한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비로소 실감이 난다. '내가 어릴 적 바라보던 그 거장들의 뒤를 우리도 조금씩 밟아가고 있구나' 싶어서. 그 사실이 더없이 기분 좋고, 감사할 따름이다.

인터뷰 중인 이정훈

과거의 넬은 치열했고 때론 날카로웠다. 그렇다면 현재의 넬은 어떤 모습이며,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넬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김종완사실 우리는 과거에도 ‘치열하고 날카롭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든 건 아니어서, 지금과 예전 음악의 차이를 크게 체감하진 못하는 것 같다. 다만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때그때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머릿속에 있는 소리로 최대한 잘 구현해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미래에도 여전히, 우리 스스로 음악을 즐겁게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내 바람이다.

'넬'이 트렌드를 입는 법 With 아노블리어

넬 × 아노블리어 컬래버 아이템, 풋볼 저지와 아노락

넬은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팀인 것 같다. 최근 일본 콘서트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스스로 느끼기에 넬은 여전히 도전의 영역에 있나, 아니면 안정적인 궤도 위를 달리고 있나?

이재경나는 ‘도전’과 ‘안정’이 꼭 반대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어떤 도전은 오히려 우리에게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거창한 계획을 세워서 움직인다기보다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김종완나는 개인적으로 ‘안정적이다’라고 느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특정한 목표를 정해놓고 도전한다기보다는, 어제의 넬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뮤지션이 되려고 계속 스스로에게 과제를 던지는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최근 아노블리어와의 협업처럼 음악 외적인 영역과의 접점도 눈에 띈다. 협업이나 새로운 시도를 결정할 때, 넬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김종완가장 중요한 건, 함께하는 상대가 ‘넬’이라는 팀과 ‘넬의 음악’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만큼 애정을 갖고 있는지인 것 같다. 결국 그 이해와 애정이 바탕이 돼야 하니까. 그리고 동시에 상대의 전문성도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이번 협업처럼 의상이나 디자인 등 우리가 전문가가 아닌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더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우리 생각과 이미지를 잘 표현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협업은 서로가 정말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였다고 생각한다.

넬 × 아노블리어 컬래버 아이템, 반다나와 볼 캡 그리고 키링

수많은 브랜드 중 왜 아노블리어였나? 넬이 추구하는 음악적 결이 아노블리어의 어떤 스타일이나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는지 궁금하다. 또, 이번 협업 굿즈를 통해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김종완먼저, 아노블리어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브랜드의 결을 지키면서 오래 가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라는 인상이 있었다. 우리도 시대를 계산해서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그때 마다의 감정을 진심으로 구현하는 쪽이라 그런 태도가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이재경무엇보다 ‘아노블리어라서 가능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협업 굿즈는 대체로 평범해지기 쉽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대체 불가능한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김종완팬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오래 기다려주신 시간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앞으로도 같이 가자”는 마음이다. 일상에서 오래 곁에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입으면서 넬의 공기와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굿즈가 되었으면 한다.

밴드붐은 아직 오지 않았다

넬의 콘서트 이미지, 자료 제공 : 스페이스 보헤미안

매년 "밴드 붐은 온다"는 말이 있다. 사실 넬은 유행과 상관없이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 문장을 바라보는 넬의 시각이 궁금하다. 최근 후배 밴드들을 보며 느끼는 '격세지감'이나 인상적인 지점이 있다면?

김종완확실히 밴드 사운드나 그런 스타일의 음악이 예전보다 대중에게 더 쉽게, 가깝게 다가가는 시대가 된 건 맞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밴드’란 단순히 음악적 형식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태도나 철학 같은 정신적인 부분까지 포함한다. 그런 면까지 아울러 봤을 때, 과연 지금을 진정한 의미의 ‘밴드 붐’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아직 물음표다.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 좋은 뮤지션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들을 지켜보는 건 낯선 새로움이라기보단 기분 좋은 설렘에 가깝다. ‘기대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즐거운 경험이니까. 예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요즘 친구들은 자기 PR에 굉장히 능숙하고 또 열정적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이다.

음악을 듣는 방식이 LP와 CD에서 스트리밍으로, 이제는 유튜브 쇼츠와 틱톡으로 변했다. 긴 호흡의 서사를 담는 넬의 음악과, 짧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플랫폼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김종완나는 오히려 지금이 우리에게 더 유리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대다수가 비슷한 형태의 긴 호흡을 가진 음악을 추구했기에, 말 그대로 모두가 경쟁자였다. 하지만 지금 숏폼 트렌드를 따르는 뮤지션들과 우리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저 늘 해오던 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다 보니, 우리의 변함없는 태도나 음악 방식이 역설적으로 더 특별하고 희소하게 비치는 환경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넬답게',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다.

인터뷰 중인 이재경

패션은 돌고 돈다. 20여 년 전 인디 씬에서 유행했던 스타일이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혹시 다시 유행했으면 하는, 혹은 절대 돌아오지 말았으면 하는 그때 그 시절 패션이 있나?

이재경절대 돌아오지 말았으면 하는 건 있다. 바로 '장발'이다. 고등학교 땐 머리가 짧았는데, 스무 살이 되자마자 갑자기 장발이 유행했다. 덩달아 엄청 길렀었는데… 제발 그 유행만큼은 다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종완장발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하면 멋있지 않나?

이재경나는 안 어울렸다 (웃음).

김종완딱 집어서, 패션으로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것은 있나?

이정훈나는 '절대 안 된다' 싶은 건 딱히 없다. 2000년대 유행을 따라 나도 이것저것 입긴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개인적인 취향은 2000년대보단 80년대 무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래도 시대마다 어떤 옷이든 자기 식대로 멋지게 소화하는 사람들은 늘 있으니까. 패션 자체에 선을 긋지는 않는 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옷을 고르는 기준이나, 즐겨 입는 브랜드에도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또, 무신사에서 쇼핑해본 적이 있나? 요즘 눈길이 가는 브랜드가 있다면?

이정훈무신사를 꽤 애용하는 편이다. 온라인으로도 많이 사고,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도 꽤 자주 가는 편이다. 요즘 눈길이 가는 브랜드라면… 개인적으로 ‘토니웩 (TONYWACK)’ 가죽 재킷은 한 번 꼭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김종완나는 ‘생로랑 (SAINT LAURENT)’ 을 좋아한다.

인터뷰 중인 김종완

젊은 세대 팬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요즘의 트렌드나 유행어, 밈에 대해 일부러 알아보거나 신경 쓰는 편인지도 궁금하다. 예를 들어 ‘두쫀쿠’ 같은.

김종완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런 쪽에는 사실 거의 관심이 없는 편이다.

이정훈관심이 아예 없진 않은데, 솔직히 잘 알진 못하는 것 같다. ‘두쫀쿠’도 저희 연말 콘서트 때 팬분들이 선물해 주셔서 처음 알았다. 그전까진 이름도 들어본 적 없고 뭔지도 몰랐는데,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이랑 먹어 보니까 “이게 뭐지? 처음 먹어보는 식감인데?” 싶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바로 ‘두쫀쿠’였던 거다. 그래서 좀 재밌긴 했다.

음악 작업 외에 멤버들은 요즘 무엇에 시간을 쏟고 있나? 일상에서의 사소한 관심사가 결국 음악이나 스타일로 발현되기도 할텐데.

김종완요즘은 사실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거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작업하고, 자고… 딱 그 루틴으로 지내고 있다. 연말 공연 이후로 일정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따로 ‘요즘 관심사’라고 할 만한 게 크게 없는 것 같다. 굳이 하나 꼽자면… 이제 앨범도 준비해야 하니까,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쪽에 관심이 생겼다. 물론 ‘편한 다이어트’가 어디 있겠냐만. 그래도 그나마 덜 힘든 방법이 있나 계속 고민하게 된다 (웃음).

시간 위에서 더 깊어진 넬

밴드 넬

2026년이라는 시점, 지금의 계절과 공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넬의 노래를 한 곡씩 추천해 준다면?

이정훈<그리고, 남겨진 것들> 이 좋을 것 같다.

이재경나는 <Slip Away> 를 뽑겠다.

김종완전부 《Slip Away》 의 수록곡들이다. 그럼 나도 같은 앨범에서 <Go> 라는 곡을 추천하겠다.

이정훈《Slip Away》 앨범 자체가 겨울 느낌이 확실히 강한 것 같다.

넬이 생각하는 ‘오래 남는 음악’이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 가치를 완성하기 위해 곡을 쓰고 무대에 설 때 절대 타협하지 않는 단 하나의 기준은 무엇인가?

김종완100%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진심’과 ‘노력’이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가 결국 중요한 것 같다. 그게 결과를 좌우한다기보다는, 적어도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필수 조건처럼 느껴진다. 물론 10분 만에 영감으로 쓴 곡이 크게 사랑받고 오래 남을 수도 있다. 그런데 설령 10분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정말 다른 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 음악에만 온전히 몰입해서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음악 자체에 목적을 둔 음악’이 오래가는 것 같다. 듣는 사람의 반응이나 그로부터 파생되는 것들이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일 때, 운이 잘 따라준다면 그 음악의 힘이 오래 유지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이다.

이재경내가 오래 좋아해 온 음악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그 사람들 아니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음악’이더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할 수 있는 음악보다는, 그 팀이기 때문에 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음악이 결국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인터뷰 촬영 중인 이정훈

어느덧 27년이 지났다. 이제는 연주 소리만 들어도 서로의 감정 상태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긴 시간을 지나오며, 멤버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넬’이라는 이름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는지 궁금하다.

김종완넬? 그냥… 우리 밴드 이름이다. (웃음)

이정훈예전처럼 그 의미를 무겁게 설명해야 하는 단계는 좀 지난 것 같다. 솔직히 서른 중반까지만 해도 “넬이란 내 음악 인생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꽤 진지하게 말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넬을 빼면 나 자신이 설명이 안 되는 느낌이랄까. ‘내가 곧 넬이고, 넬이 곧 나’ 같은 상태가 된 것 같다.

김종완나도 비슷하다. 음악 외적인 영역까지 포함해서, ‘넬’이 그냥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된 느낌? 그런 것 같다.

이재경조금 더 장황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만들어낸 음악이 하나의 인격체처럼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랑스러움도 있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따라야 한다고 느끼고.

지난 20여 년간 넬의 세계를 지탱해주며 넬과 같이 깊어지고 있는 오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약속이나 바람이 있다면? 더불어, 그 마음을 담아 준비하고 있는 2026년의 새로운 소식이나 목표도 살짝 귀띔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김종완무엇보다 넬이 만든 음악에 오랫동안 함께 공감해 주셔서 기쁘다. 공연장에서 보내주시는 에너지에도 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부디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고 단단하게 잘 지내셨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대로 음악인으로서 치열하게 살고, 팬분들은 또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서… 그렇게 서로의 좋은 순간들을 앞으로도 오래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2026년에는 드디어, 우리가 2년 넘게 공들여 준비해 온 그 앨범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말로만 예고했던 긴 기다림이 끝나는 해다. 앨범이 나오면 당연히 공연도 이어질 테니, 그곳에서 또 함께 근사한 기억들을 쌓아가길 기대한다.

인터뷰 촬영 중인 이재경

마지막으로, 방구석에서 기타를 치거나 합주실에서 밤을 새우며 음악을 꿈꾸는 2026년의 수많은 청춘들에게, 먼저 그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한마디 부탁한다.

김종완솔직히 말하면… 정말 재능이 없고 음악을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길은 권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취미로 남겨두고, 좋아하는 마음을 즐겁게 오래 향유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말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재능도 있고, “나는 음악 말고 다른 건 상상할 수 없다”는 마음이라면… 그때부터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휘둘리지 않고 꿋꿋하게 버텼으면 한다. 힘들 때마다 주저앉고 싶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빨리 이루어지는 건 그만큼 빨리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진부한 말이지만, 조급함 대신 인내심을 갖고 자기 음악에 대한 애정과 실력을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온다. 설령 빨리 성공하더라도 힘든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 무너지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상기하며 재미있게 음악을 해나갔으면 한다.

이재경정말 잘하는 분들은 굳이 조언을 듣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미 각자의 방식대로 치열하고 멋지게 해나가고 있지 않을까.

김종완근데 또… 남의 조언을 잘 듣는 사람들이 더 잘되긴 하더라. (웃음).

그들이 묵묵히 쌓아올린 시간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넬'이라는 장르를 만들었다. 견고함 속에서도 끝없이 새로움을 마주하는 그 유연한 태도야말로, 넬의 음악이 시대를 넘어 우리 곁에 깊게 공명하는 이유다. 아노블리어와 함께한 이번 만남처럼, 넬의 다음 페이지는 또 어떤 낯선 설렘으로 우리를 이끌지.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할 그들의 내일을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인터뷰어 : 이혜은 | 포토그래퍼 : 박유주 | 어시스턴트 포토그래퍼 : 정지환, 박성민 | 비디오그래퍼 : 김후인, 김송영 | 디자이너 : 윤솔비 | 인터뷰이 : 김종완, 이정훈, 이재경

‘인터뷰’는 무신사 에디터가 만난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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