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회색빛 일상도 다채롭게 만드는 옷, 포터리
매일 아침, 우리는 각자의 전장으로 향한다. 빌딩 숲, 숨 가쁜 미팅, 끊임없이 이어지는 업무들. 그 치열한 루틴 속에서 옷은 나를 보호하는 갑옷이자, 나의 태도를 대변하는 언어가 된다. 여기, 화려한 치장보다는 ‘일하는 사람’의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도자기처럼, 입는 사람의 삶에 스며들어 가장 편안하고 단단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옷. ‘뉴 비즈니스 캐주얼의 정석’이라 불리는 브랜드, 포터리 (POTTERY) 의 김건우 디렉터를 만났다.
각잡힌 빌딩 속 ‘포터리’라는 여유
포터리 한남 스토어, 26 SS 컬렉션
무신사 반갑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건우반갑습니다. 포터리 대표 김건우라고 합니다.
포터리라는 브랜드명은 언제 들어도 참 단단한 느낌을 준다. 도자기라는 사물의 속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김건우도자기는 시간이 지나도 본질적인 형태는 변하지 않지만,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닳거나 조금씩 깨지면서 오히려 더 깊은 매력을 갖게 된다. 변하지 않는 본질과,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유연함이 공존하는 거다. 포터리 역시 그런 옷을 지향한다. 오랫동안 본질을 잃지 않고, 입는 사람의 시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오랫동안 옷장에 머무는 옷, 그런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고 싶었다.
포터리의 옷은 격식이 있으면서도 어딘가 자유롭다. 과거 테일러숍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 '각 잡힌' 정장의 세계인 테일러링과 '편안한' 캐주얼을 섞게 된 디렉터님만의 계기나 개인적인 경험이 있었나?
김건우개인적으로 단정한 옷을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정갈하거나 격식에 얽매인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빈티지한 무드를 즐기는 편도 아니다. 결국 그 둘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 어릴 때부터 창업을 꿈꾸며 ‘내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했다. 나는 그래픽이나 빈티지보다는, 질서 정연하고 수학적으로 딱 맞아떨어지는 구조적인 것에 더 큰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테일러링을 배우게 됐다. 테일러링이라는 정교한 기술을 바탕으로, 내가 늘 추구해 온 그 중간 지점의 편안함을 결합한 결과물이 바로 포터리라고 생각한다.
포터리 슬림 타이와 실버 타이 바
2017년 론칭 후 어느덧 10년 차 브랜드가 되었다. 첫해 매출 400만원에서 시작해 2022년 120억 돌파, 이제는 300억 이상의 규모를 바라보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포터리의 '변곡점'은 언제였나?
김건우매 시즌이 변곡점이었던 것 같다 (웃음). 어떤 특정한 순간을 꼽기보다, 매번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임해왔다. 그 하루하루가 쌓여 지금의 포터리가 된 것 같다.
포터리는 '일상에서 변화를 추구하며 동료와 함께 성장하는 이들 (마일러)' 을 지지하는 브랜드다. 1인 기업에서 시작해 이제는 디렉터님 스스로가 그 '마일러'들의 리더가 되었는데, 혼자가 아닌 팀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나 시너지는 무엇인가?
김건우혼자만의 생각을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혼자라면 ‘1’에 그쳤을 일들이 팀과 함께하며 ‘10’, ‘100’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낀다. 특히, 디자인 영역에서 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내 취향은 정갈함에 쏠려 있어 자칫 브랜드가 단조로워질 수도 있는데, 팀원들이 그 빈틈을 다채롭게 채워준다. 가령 주름진 가죽 재킷을 기획하거나, 단정한 수트에 과감하게 가죽을 믹스매치하는 식의 시도는 혼자였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포터리가 지루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표정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왜 포터리를 입을까?
인터뷰 중인 김건우 디렉터
포터리는 타깃 고객을 단순히 '직장인'이 아닌 '마일러 (Miler)' 라고 정의한다. 이 단어가 주는 진취적인 느낌이 참 좋았는데. 디렉터님이 생각하는 '마일러'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가? 그리고 그들이 포터리를 입음으로써 어떤 태도를 갖게 되길 바라나?
김건우‘마일러'는 1마일을 가장 빠르게 달리는 말, 즉 선두에서 무리를 이끄는 존재를 뜻한다. 우리가 정의하는 마일러도 같다. 직장에서는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동료들에게 배울 점을 주고, 일상에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주변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우리 옷을 입는 고객들이 그런 성향을 지녔기에, 그들에게 자부심을 드리고 싶어 이 이름을 붙였다. 포터리를 입는 태도 역시 그런 '선한 영향력'과 연결되길 바란다. 매장에 오시는 커플 손님을 보면, 여성분들이 먼저 남자친구에게 입어보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타인의 시선에서 봤을 때 우리 옷이 '깔끔하고, 정돈되어 보이며, 어딘가 선해 보이는' 인상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고객들이 이 옷을 입음으로써 스스로 단단한 이미지를 체감하고, 타인에게도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예전엔 '성공한 남자' 하면 칼 주름 잡힌 정장이 공식이었다. 하지만 요즘 일 잘하는 이들에겐 포터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 포터리가 정의하고 싶은 '뉴 비즈니스 캐주얼'이란 무엇인가? 미팅 자리에서 포터리를 입은 사람을 봤을 때, 상대방이 어떤 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나?
김건우지금은 마크 저커버그처럼 티셔츠 한 장을 입고 출근해도 충분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편안해졌다'는 것이 곧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티셔츠, 같은 스웨트 셔츠라도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달라야 한다. 편안한 소재지만 핏은 정갈해야 하고, 캐주얼한 아이템이라도 모던한 태도가 담겨야 한다. 포터리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편안함' 속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깔끔함'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싶다. 이것이 현대 직장인들을 위한 새로운 유니폼이라 생각한다. 미팅 자리에서 포터리를 입은 사람을 마주했을 때, 상대방이 느꼈으면 하는 인상은 명확하다. 바로 '단정함에서 오는 신뢰'다.
포터리 한남 스토어, 26 SS 제품을 착용하고 근무를 하는 매장 스태프
“후줄근하게 입으면 일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말에 동의하나? 포터리가 제안하는 '정돈된 편안함'이 실제 업무 능률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건우우리가 뭔가 잘해야 하는 자리에는 항상 좀 차려입고 가지 않나. 꼭 수트를 입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전투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맥락과 같다. 너무 후줄근하거나 루즈하게 입으면, 아무리 같이 일하는 동료라 해도 지나치게 편안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반대로 각 잡힌 자리에서 작정하고 갖춰 입으면 타인의 시선뿐 아니라, 내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기분이 고양된다. '옷을 못 입으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말은 실제 기능적인 효율이라기보다 그런 마음가짐의 차이를 말하는 것 같다. 결국 정돈된 편안함이란 타인에게는 신뢰를 주고, 나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런 태도가 업무 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디렉터님이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옷의 기능은 무엇인가? 평소 '리얼 워크웨어' 룩도 궁금하다.
김건우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편안함'이다. 일을 하다 보면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데, 어깨가 불편하거나 허리가 꽉 조이고, 핏이 너무 달라붙어서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옷은 피한다. 그런 옷은 장시간 집중해서 일하는 데 분명히 방해가 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워크웨어는 적당한 여유감이 흐르면서도, 착용감을 저해하는 요소가 없는 옷이다. 일하는 동안 옷 때문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포터리 한남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는 스태프 PICK 스타일링 라인업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이끄는 김건우 디렉터님의 실제 라이프스타일도 궁금한데, 평소 일할 때나 휴식할 때도 포터리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과 닮아 있나? 업무 이외의 취미 생활도 궁금하다.
김건우따로 취미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원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굳이 꼽자면 건축물이나 가구, 미술 아카이브 등을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사실 가장 큰 취미는 일의 연장선에 있다. 매장을 새로 낼 때마다 '어떤 인테리어를 해야 포터리의 속성과 잘 맞아떨어질까'를 깊게 파고드는 과정, 그 자체가 나에겐 가장 재미있는 취미다. 라이프스타일은 그야말로 '일, 집, 일'의 반복이다. MBTI가 INTP라서 그런지 어디 가서 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드러나기보다 본질에 집중하려는 그런 성향이 포터리라는 브랜드와 꽤 닮아 있는 것 같다.
회색빛 일상을 다채롭게 입는 법
포터리하면 소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옷도 관리가 번거로우면 결국 손이 안 가게 된다. 고급 원단 특유의 우아한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바쁜 '마일러'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실용성.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기획이나 가공 단계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김건우포터리는 기본적으로 천연 소재를 고집한다. 천연 소재는 숨을 쉬는 원단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인조 섬유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거나 신축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판덱스 같은 합성 섬유를 섞어 손쉽게 편안함을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인위적인 소재를 섞기보다, 원사의 꼬임을 조절하는 공정에 집중한다. 실을 꼬는 강도를 조절하여, 천연 소재임에도 원단 자체에서 자연스러운 텐션이 느껴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또한 겉면의 가공에도 공을 들인다. 울 소재는 마치 갑옷의 비늘처럼 겹겹이 쌓인 구조로 되어 있어 습기와 공기를 조절하는데, 이 표면이 거칠면 자칫 둔탁해 보일 수 있다. 우리는 이 표면의 잔털을 태우거나 매끄럽게 깎아내는 가공을 거친다. 이렇게 하면 천연 소재 고유의 통기성은 유지하면서도, 눈으로 봤을 때 훨씬 정돈되고 고급스러운 광택을 낼 수 있다.
컴포트 셔츠 라인업
직장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아이템은 역시 셔츠일까? 스토어에 들어서면 컴포트 셔츠 라인업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포터리의 셔츠가 가진 실루엣과 디테일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건우보통 '셔츠'라고 하면 재킷 안에 받쳐 입는 이너웨어로 떠올린다. 그래서 기존 셔츠들은 몸에 딱 붙거나, 바지 안에 넣어 입기 좋게 기장이 긴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포터리의 컴포트 셔츠는 다르다. 우리는 셔츠이면서 동시에 가벼운 재킷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패턴을 설계했다. 요즘 비슷한 콘셉트의 셔츠가 많아졌지만, 고객들 사이에서 '돌고 돌아 결국 포터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는 셔츠를 만들 때 재킷을 만드는 패턴을 적용한다. 그래서 얇은 셔츠임에도 입었을 때 마구 구겨지거나 흐트러지기보다, 재킷처럼 구조적이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외관을 유지한다. 그 특유의 정돈되고 차분한 실루엣이 포터리 컴포트 셔츠의 핵심이다.
현실적인 스타일링 조언을 구하고 싶다. 겨울철엔 다들 검정 롱패딩만 입게 되지 않나. 추위와 멋, 그리고 격식 사이에서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디렉터님만의 '겨울철 멋부리기' 팁이 있다면?
김건우사실 우리 고객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분들이 많아, 롱패딩보다는 코트나 재킷을 선호한다. 금융계 종사자나 전문직처럼 격식은 차려야 하되, 활동성을 놓치고 싶지 않은 분들이다. 이분들에게 '상의는 차분하게, 하의는 확실한 포인트’를 주기를 추천한다. 상의는 니트나 셔츠로 단정하게 입되, 하의를 데님으로 매치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시즌 포터리의 '컴포트 데님'은 옆 라인을 앞쪽으로 비틀어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덕분에 옷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정장 바지처럼 뚝 떨어진다. 데님이지만 슬랙스 같은 우아한 태가 나는 것이다. 조금 더 캐주얼하고 싶다면 빈티지한 워싱이 들어간 데님을 섞으면 된다. 수트가 필수인 분들에게는 이번에 출시한 '스탠다드 수트'를 권한다. 전형적인 정장 핏이 아니라 라인이 조금 더 길고 유려하게 빠졌다. 바지 역시 흔한 '당근 핏 (테이퍼드)' 이 아니라, 미세한 부츠컷 느낌이 가미된 스트레이트 핏이다. 회사 동료들이 봤을 때 '오늘따라 왜 이렇게 멋 부렸어?'라는 부담스러운 느낌 없이, '어딘가 모르게 세련돼 보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다.
김건우 디렉터가 추천하는 옆 라인을 앞쪽으로 비틀어 입체적으로 설계된 26 SS 컴포트 데님
곧 취준생들의 공채시즌이 돌아온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신입 사원들에게 추천하는 '필승 셋업' 혹은 포터리 입문용 아이템이 있다면?
김건우망설임 없이 이번 26 SS 시즌 출시되는 '울 스포츠 재킷'과 '스탠다드 수트 셋업’을 추천한다. 실제로 우리 리뷰 게시판을 보면 '이 옷 입고 면접 봐서 합격했다', '결혼식 사회를 잘 봤다'는 기분 좋은 후기들이 정말 많다. 일종의 '합격 부적' 같은 옷이랄까. 선택 기준은 지원하는 회사의 분위기에 맞추면 된다. 아주 격식을 차려야 하는 보수적인 직군이라면 원단 표면이 매트하고 군더더기 없는 '스탠다드 수트'가 적합하다. 그보다는 조금 유연한 분위기의 회사라면 '울 스포츠 재킷'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가끔 '면접 볼 때 입어도 튀지 않을까요?'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데, 수많은 합격 후기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포터리의 옷이 주는 단정한 자신감을 믿고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
김건우 디렉터가 추천하는 ‘합격 부적 정장 셋업’, 스탠다드 수트 셋업과 울 스포츠 재킷
26 SS 시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무신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시즌 꼭 눈여겨봐야 할 ‘디렉터 추천템'은 무엇인가?
김건우단연 '데님'과 '셔츠'다. 포터리가 가장 잘해왔던 영역이지만, 이번 시즌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는 이것을 '기본 형태의 재해석', 즉 포터리만의 새로운 클래식이라 부르고 싶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적인 5포켓 데님이지만 치노 팬츠의 단정한 패턴을 적용하거나, 캐주얼한 크루넥·브이넥 니트임에도 입었을 때 포멀한 무드가 흐르도록 설계했다. 이전 시즌까지 이런 시도가 일부 아이템에만 은근하게 적용되었다면, 이번 26 SS 시즌은 모든 라인업에 과감하게 적용되었다. 수트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정형화된 수트의 실루엣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훨씬 세련된 느낌을 구현했다. 겉으로만 봐서는 '이전과 같은 거 아니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입어보는 순간, 몸에 감기는 느낌과 거울 속의 태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무신사에서 포터리 우먼 라인도 인기가 많다. 맨즈 라인을 오버사이즈로 입는 여성 유저분들도 많고. 이번 시즌 무신사 여성 유저들이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김건우여성 라인에서도 '컴포트 셔츠'는 여전히 부동의 추천 아이템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라운드넥 카디건'을 꼭 눈여겨보셨으면 한다. 이 두 가지는 오피스 라이프에 최적화된 아이템이다. 특히 라운드넥 카디건은 기장감이 경쾌하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다 보면 옷이 너무 길 경우 거추장스럽고 불편할 때가 많다. 이 카디건은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짧은 기장이라 앉아 있을 때도 핏이 무너지지 않고 편안하다. 그래서인지 실제 직장인 여성분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카디건이 조금 포멀하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면, 컴포트 셔츠는 그보다 조금 더 유연하고 캐주얼한 무드를 연출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포터리 26 SS 룩북 이미지, 여성 컴포트 셔츠
포터리는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경험이 훌륭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무신사를 통해 온라인으로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고객도 많을 텐데.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없는 온라인 환경에서도 포터리만의 퀄리티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특별히 공들이는 부분이 있나?
김건우우리는 이미지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소재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공을 들인다. 온라인 쇼핑 특성상 시각적인 것에만 집중하기 쉬운데, 포터리의 상세 페이지에 담긴 소재에 관한 글들을 찬찬히 읽어봐 주셨으면 한다. 단순한 스펙 나열이 아니다. 우리가 왜 이 소재를 선택했고 어떻게 가공했는지, 그 설명들을 읽으며 '이 옷은 어떤 느낌일까', '왜 좋다고 하는 걸까'를 먼저 상상해 보시라. 그리고 배송된 옷을 직접 만져봤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은 확실히 다를 것이다. 우리의 설명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옷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는 가이드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포터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당신을 응원한다
도자기는 시간이 갈수록 고유한 멋과 흔적을 남긴다. 포터리의 옷도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견고해졌고. 앞으로 흐를 시간 동안 포터리가 담고 싶은 고유의 가치, 혹은 절대 변하지 않고 지켜내고 싶은 ‘본연의 색’은 무엇인가?
김건우변하지 않아야 할 단 하나의 가치를 꼽자면 단연 '소재'다. 브랜드의 규모가 커지면 효율을 좇아 원가를 절감하거나, 초심을 잃고 변해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2~3년 즐기다 떠나 보내는 브랜드가 있고,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곁에 두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 포터리는 후자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기본'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가장 기초적인 아이템에 집중하되, 타협 없는 소재와 완벽한 패턴, 그리고 편안한 착용감을 유지하는 것. 이 본질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을 포터리의 색깔이다.
포토그래퍼 소니아 쇼스탁과 함께한 포터리 26 SS 에센셜 캠페인 이미지
김건우 디렉터가 생각하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좋은 옷'의 정의가 궁금하다.
김건우'변하지 않는 옷'이라는 게, 한 벌을 10년 동안 가지고 있는 옷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계속해서 다시 구매하게 되는 브랜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좀 후자 쪽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셔츠를 한 번 사서 10년 동안 입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 않나.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옷의 정의는 '인상의 일관성'이다. 시간이 흘러도 이 브랜드를 입었을 때 내가 타인에게 주는 느낌이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 '오늘 좀 신뢰를 주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 고민 없이 꺼내 입을 수 있는 브랜드. 그렇게 소비자의 삶 속에서 변하지 않는 기준이 되어주는 것이야말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좋은 옷이라 생각한다.
포터리의 옷에서는 '어른 남자', '어른 여자'의 ‘태’가 느껴진다. 김건우 디렉터가 생각하는 진정한 '어른의 멋'이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건우핵심은 '신뢰감'인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날 티', 즉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없어야 한다. 상대를 마주했을 때 '아, 이 사람이라면 믿어도 되겠다', '이 사람에게는 일을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직한 인상을 주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어른의 태도이자 멋이라고 본다.
한남, 합정에 이어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다. 성수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의 특징이나 살짝 공개 가능한 힌트가 있을까?
김건우모든 포터리 매장은 기본적으로 '우드'를 사용해 편안함을 주지만, 성수점은 그 지역만의 공기를 담으려 노력했다. 성수는 과거 공업 지대였고,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수공예'의 정서가 흐르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철과 돌 같은 거친 물성을 사용하여 지역의 공업적 특징을 반영했다. 하지만 그 차가움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예를 들어 손잡이 같은 철제 구조물에 가죽을 하나하나 감아, 겨울철 손끝에 닿았을 때 차가운 금속 대신 가죽의 온기가 느껴지도록 했다. 시각적인 편안함을 넘어 '촉각적인 편안함'까지 고려한 수공예적 디테일이다. 무엇보다 성수점의 테마는 '도심 속의 고요한 쉼'이다. 성수동 거리가 활기차고 다소 번잡하다면, 우리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만큼은 차분하게 가라앉기를 바랐다. 호텔처럼 조도를 은은하게 낮추고 곳곳에 의자를 많이 배치해 둔 이유다. 복잡한 성수동 한복판에서 온전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인터뷰 중인 김건우 디렉터
글로벌 계획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국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대표하는 포터리가 세계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비치길 바라나? 또,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포터리만이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건우글로벌 무대에서도 우리의 무기는 변함없이 '소재'와 '패턴'이다. 실제로 우리는 명품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등급의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최고급 소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초기 포터리가 국내에서 사랑받았던 이유도 백화점 브랜드 이상의 품질을 갖췄으면서 가격은 더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공식을 글로벌 시장에 대입해 보면 기회는 더 크다. 명품 브랜드의 기본 아이템은 터무니없이 비싸졌고, 그 아래 티어의 브랜드들조차 가격이 많이 올랐다. 소비자가 좋은 품질의 기본 아이템을 사고 싶어도, 그 사이의 간극이 너무 벌어져 버린 것이다. 우리는 그 빈틈을 파고들려 한다. 랄프 로렌 같은 브랜드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사랑받듯이, 우리도 명품급의 소재와 패턴을 갖추되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유지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탠다드'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이제는 사람들이 굳이 '새 옷'을 사야 할 이유가 희미해진 시대다. 소비자의 옷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 시장엔 퀄리티 좋은 중고 제품도 넘쳐난다. 단순히 '신상'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렵다. 압도적으로 좋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기에 포터리는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더 '뾰족하게'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있을 전국의 '마일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건우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잘 삽시다. 감사합니다!
좋은 옷은 좋은 태도를 만든다. 그리고 좋은 태도는 결국 좋은 하루를 완성한다. 김건우 디렉터와의 대화는 포터리가 단순한 의류 브랜드를 넘어,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든든한 페이스메이커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거울 앞, 매무새를 다듬는 그 짧은 순간이 당신의 하루에 자신감을 불어넣기를. 포터리는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당신의 일상을 응원한다.
인터뷰어 : 이혜은 | 포토그래퍼 : 박유주 | 디자이너 : 이서영 | 인터뷰이 : 김건우
‘인터뷰’는 무신사 에디터가 만난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