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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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글로니, 적자 5천에서 포브스 30 되기까지

2025.08.08·조회 0·

“너는 다르게 빛난다 (You glow differently).”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빛날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브랜드, 글로니 (GLOWNY). 액세서리 판매로 시작해, 사입 쇼핑몰 ‘스푸닝’을 거쳐 이제는 재구매율 80%의 팬덤 ‘글로너’와 함께 연매출 205억원을 기록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드를 이끄는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는 글로니 붐을 일으킨 ‘클래식 라인’부터 브랜드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컬렉션 라인’,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젤라또 컬렉션’까지 글로니만의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끊임없이 확장해가고 있다. 패션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글로니. 그 철학과 성장 스토리를 지금부터 조명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두 소녀의 빛나는 꿈

무신사 회원들에게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최제인글로니 대표 최제인이다. 글로니의 비즈니스를 맡고 있다.

최지호글로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지호다. 디자인은 물론, 글로니가 전달하고 싶은 무드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전반적인 비주얼 작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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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니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

미국 유학 시절의 액세서리 판매부터 빈티지 쇼핑몰 ‘카와이사시미’, 사입 브랜드 ‘스푸닝’에 이어 지금의 ‘글로니’까지.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듯한데, 그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최제인어릴 때부터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다. 중학생 때, 동생과 귀걸이를 만들어 부산 남포동 거리에서 직접 팔았던 게 첫 시작이었다. 당시엔 노상 판매가 불법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었나 싶다. 이후 미국 유학 시절에도 액세서리를 만들어 디팝 (DEPOP) 이라는 플랫폼에서 판매했다. 기타 피크에 구멍을 뚫어 귀걸이를 만들고, 사진을 올리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했던 것 같다.

최지호20살에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혼자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빈티지 의류에 자연스럽게 빠졌다. 자본도, 인프라도 없었지만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빈티지 쇼핑몰을 시작했다. 그러다 점차 브랜드처럼 운영하게 되었고, 조금씩 고객도 늘었다.

글로니의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전경

최제인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편입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잠깐 쉬자는 마음으로 귀국했다. 마침 동생이 빈티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고, “나도 끼워줘” 하며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 그런데 동생이 빈티지 옷을 오래 다루다 보니 아토피가 심했다. 그래서 다른 옷을 팔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사입 브랜드 ‘스푸닝’이다. 놀랍게도 연 매출 10억까지 성장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릴 때부터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배운 것들이 지금의 글로니를 만드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비로소 지금의 글로니를 만든 것 같다. 또, 매번 이런 도전을 응원해준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는 말이 늘 우리 뒤에 있었다.

글로니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3층 전경

미국에서 글로니의 세계관이 시작된 거라고 볼 수 있다. 그 곳에서의 시간이 글로니라는 세계를 건설하는데 어떠한 자양분이 되었는지, 또, 유학생활을 한 필라델피아와 유년시절을 보낸 부산, 두 도시가 글로니에게 어떤 정서적·전략적 의미를 가지는지도 궁금하다.

최제인우리에게 필라델피아는 두 번째 고향 같은 곳이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한다는 점이었다. 모두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어떤 옷을 입든 당당했다. 그런 라이프스타일은 우리 자매에게 큰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이 자유로운 감성과 스타일을 한국인의 미감과 어떻게 조화롭게 섞어낼 수 있을까? 다양한 체형의 사람들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브랜드, 한국을 대표하면서도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글로니의 사이즈 확장이나 다양성에 대한 고민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글로니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 역시, 미국에서 느낀 다양성과 포용의 경험이 출발점이었다. 부산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뿌리 같은 도시라면, 필라델피아는 시야를 확장시켜준 도시다. 이 두 도시가 조화를 이루며 글로니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다.

글로니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전경

글로니 론칭 후 초반 2년은 적자의 연속이었다고. 그 시간을 견디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또한 적자에서 205억 매출을 기록하기까지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 궁금하다.

최제인초반 2년은 사실 적자인 줄도 몰랐다. 옷을 만들어 파는 데만 집중했지, 체계적인 운영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재고는 쌓이고, 비용은 계속 누적되면서 어느 순간 현실을 체감하게 됐다. 스푸닝 시절 모은 돈을 거의 다 투자했는데, 결과적으로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팀 글로니’ 덕분이다. 나보다 더 열정적인 팀원들이 많았고, 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책임감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또한 조건 없이 지지해준 부모님께 떳떳하고 싶었고,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전환점은 ‘클래식 라인’의 론칭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의 세계관과 철학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제품군이었고, 이 라인을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글로니의 정체성에 공감해주셨다. 그때부터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글로니의 클래식 라인

가장 단순한 조합에서 가장 확실한 세계관을 만들다

기존의 클래식 라인이 ‘글로니 붐’을 시작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기본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확신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

최지호클래식 라인의 시작점은 어머니였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흰 티에 리바이스 진, 빈티지 샤넬백 같은 조합을 즐겨 입으셨다. 그땐 ‘왜 저런 스타일을 입을까?’ 싶었지만, 미국에 도착해서 흰티에 청바지, 그 스타일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미국 사람들의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는 태도에서 나오는 멋과 자유로움이 우리 자매의 일상이 됐다. 스푸닝을 운영할 때부터 그런 우리 스타일을 좋아해주는 고객들이 많았다. 어디 제품이냐고 자주 물어보셨고, 그때 ‘이게 우리만의 무드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결국 클래식 라인은 우리 라이프스타일에서 출발했고, 그 진정성에 공감해준 글로너들 덕분에 지금의 클래식 라인이 될 수 있었다.

최근 선보인 젤라또 컬렉션은 기존 클래식 라인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더불어 이 컬렉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무신사 성수 팝업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최제인 젤라또 컬렉션은 ‘누구나 다르게 빛날 수 있다’는 글로니의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기획했다. 체형이나 취향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입을 수 있도록 XS부터 XL까지 총 5가지 사이즈로 전개했고, 컬러도 파스텔 톤의 5가지 색상으로 준비했다. 사이즈 확장은 우리 자매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나와 동생 모두 한국 여성 평균 체형보다 키도 크고 골격도 있는 편인데, 예전에는 옷이 맞지 않을 때마다 ‘내 몸이 이상한가?’라고 느끼곤 했다. 그런데 잘못된 건 우리 몸이 아니라, 그 몸을 기준으로 하지 않은 옷이었다. 이건 내가 못난 게 아니라, 단지 '다른' 것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고, 그 감정을 글로니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글로니는 평균에 맞춘 옷이 아니라, 다양한 체형이 그대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글로니의 젤라또 클래식 컬렉션

최지호컬러 역시 글로너들의 피드백에서 출발했다. 스푸닝 때의 키치하고 컬러풀한 느낌을 좋아하던 글로너 분들에게 클래식 라인의 컬러 버전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클래식 라인의 정체성이 흔들릴까 고민했지만, 결국 글로너들의 의견을 반영해 부드러운 젤라또에서 영감을 받은 파스텔 컬러로 풀어냈다. 이번 무신사 스페이스 성수 4에서 열리는 성수 팝업은 젤라또에 토핑을 올리는 콘셉트다. 우리 팀 글로니가 클래식 아이템을 레이어드해서 많이 입는데, 이런 코디를 토핑처럼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으로 재밌게 꾸몄다. 클래식 라인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아마 다들 좋아해주실 것 같다. 8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3일 동안 진행하니 다들 꼭 놀러오셨으면 좋겠다.

글로니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글로니는 패션을 통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판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니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인지?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한 지점은 어디였는지.

최지호글로니는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유년 시절의 경험, 미국에서의 시야, 부모님의 가치관까지 모두 글로니 안에 스며들어 있다.

최제인우리는 글로니를 통해 ‘꾸밈없이 나를 사랑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힘든 순간마다 “한 번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텨왔고, 그 태도가 글로니의 철학이 됐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괜찮고,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쌓여 결국은 삶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글로니는 그런 긍정적인 태도, 버티는 힘, 일상의 소중함 같은 것들을 옷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컬렉션 하나하나에도 그 메시지를 담는다. 예를 들어 최근 ‘20's Classic: A Grown Up Girl’ 은 나의 20대 마지막을 기념하며 기획한 라인인데, 그 시기의 감정과 무드를 옷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결국 글로니는 우리 자매의 삶을 반영한 브랜드이자,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태도,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하는 삶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시미헤이즈와 함께한 25 HS 컬렉션

시미헤이즈 자매와의 협업도 인상 깊었다. 협업 파트너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또, 앞으로 꼭 한번 협업하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최제인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라이프스타일을 중요하게 본다. 최근 진행한 시미헤이즈 자매와의 협업도 그래서 더 끌렸다. 우리처럼 자매라는 점은 물론이고, 정체성이나 라이프스타일 면에서 비슷한 결이 많았다.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꼭 한번 협업해보고 싶었던 파트너는 사실 최근에 만났다. 바로 우리 ‘팀 글로니’다. 주말임에도 자발적으로 모여 화보를 촬영할 만큼, 글로니를 향한 진심과 열정으로 뭉친 팀이다. 진심으로 브랜드를 아끼는 태도에서 나오는 결과물이야말로 진짜 감동을 주는 콘텐츠라고 믿는다. 글로니를 향한 우리 팀의 마음이 글로너들에게도 좋은 영향으로 닿았으면 좋겠다. 그 다음 파트너로 ‘글로너’들과도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 브랜드를 함께 성장시킨 팬들과 직접 협업하는 경험이야말로 글로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팀 글로니가 함께 입고 촬영한 젤라또 클래식 컬렉션

최근 LA 팝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성과를 얻었고 또,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겪었던 비하인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최제인LA 팝업은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선셋 스트립에 글로니의 빌보드가 걸렸고, 시미헤이즈 자매와 함께 말리부 해변에서 진행한 화보 촬영은 오랫동안 꿈꿔온 장면을 현실로 만든 일이었다. 한국에서라면 일상처럼 느껴졌을 야외 촬영이, 새로운 도시에서 이뤄졌기에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글로니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선셋 스트립에 걸린 빌보드 @beglowny

최지호또 기억에 남는 건, 예전에 부산 팝업에서 파트타이머로 일을 했던 글로너가 있었다. 그분이 우리에게 계속해서 “글로니에 꼭 들어가고 싶다. 미국 유학가서 그 문화들을 배워오겠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실제 미국 유학을 떠났고 이번 LA 팝업에 찾아왔다. 그때 느꼈다. 우리가 전한 메시지가 누군가의 삶에 진짜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다.

최제인사실 LA 프로젝트는 3년 전부터 ‘팀 글로니’와 함께 준비해온 목표였다. “우리는 반드시 미국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 거야”라고 말했고,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번 팝업은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다. 글로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우리가 그리는 미래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확신을 준 시간이었다.

글로니의 최지호 디렉터

글로니는 다음 프로젝트가 유독 기대되는 브랜드다.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조금만 힌트를 달라.

최지호지금 도산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기존 한남 매장보다 규모도 크고, 글로니의 아이덴티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이다. 단순히 옷을 구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그보다 한 단계 더 깊이 있는 브랜드 경험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 글로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최제인요즘엔 아예 매장 공사 현장에서 하루에 네 시간씩 붙어 있을 정도다. 우리가 좋아하는 대리석, 조명 톤, 감도… 예전엔 예산 때문에 못 했던 것들도 이번엔 다 도전해 보고 있다. 또, 최근엔 잠실 매장을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신세계 강남점 입점 제안을 받았는데 이건 정말 예상 못 했기에 놀라웠다. 어렸을 때부터 신세계 백화점은 우리에게 아이코닉한 존재였는데, 글로니가 이제 이런 곳에도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 차곡차곡 쌓은 아이덴티티가 공간으로 표현된다는 게 실감은 잘 안 나지만, 이 공간을 통해 글로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205억 신화의 중심에는 ‘글로너’가 있다

2022년 27억, 2023년 89억, 2024년 205억까지 빠르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강력한 팬덤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너’라는 팬덤 이름이 있을 만큼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데 그 비결이 궁금하다.

최제인글로니 초창기에는 고객 한 분, 한 분과 밥을 먹고 DM도 주고받았다. 당시 시간이 많기도 했지만, 그만큼 고객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로너는 ‘초연’이라는 분이다. 우리가 처음 론칭했을 때부터 꾸준히 구매해주시고, 지금은 인스타그램 맞팔까지 하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됐다. ‘글로너’라는 팬덤 명도 그때 자연스럽게 생겼다. 처음엔 팀원들이 “너무 오글거리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나는 글로니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단순히 ‘고객님’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구매하지 않아도, 브랜드의 메시지를 공감해주는 분들까지 포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이름이 필요했다. 그렇게 글로니와 함께 ‘빛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글로너 (GLOWNER)’ 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글로니의 가장 중요한 존재다.

팀 글로니, 글로너를 얘기하며 웃음을 보이는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

팬들이 남긴 댓글도 다 보는지, 인상 깊었던 피드백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변화한 제품이나 출시한 제품이 있다면?

최제인 리뷰 하나하나 정말 꼼꼼히 본다. 블로그, 무신사 리뷰는 물론이고, “박스가 찌그러졌어요” 같은 소소한 피드백도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다. 실제로 박스가 부러졌다는 글을 본 날, 박스를 바로 들고 와서 “이거 우리 고치자. 당장 어렵다면 재고 소진된 다음엔 무조건 바꾸자”고 이야기했다. 또 조금이라도 퀄리티가 낮은 제품이라고 느껴지면 절대 출시하지 않는다.

글로니의 클래식 라인

최제인심지어 공장 사장님들도 무신사 리뷰나 블로그 후기를 직접 챙겨보실 정도다.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이건 좀 바꿔야겠다”는 식으로 개선이 이뤄진다. 그런 유기적인 구조가 글로니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고객이 의견을 전달하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지금은 바로바로 이야기할 수 있고, 우리는 또 그걸 곧바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지호최근 공개한 젤라또 컬렉션도 글로너들의 의견에서 출발했다. 스푸닝의 분위기가 그립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들으면서, 기존의 글로니와 고객들이 원하는 무드 사이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기존의 클래식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스푸닝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컬러감과 분위기를 담아 새롭게 풀어낸 것이 젤라또 컬렉션이다.

글로니의 콘텐츠는 늘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팀 글로니’라는 독특한 콘셉트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지, 또 이러한 콘텐츠들은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고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지도 궁금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팀 글로니를 자랑해달라!)

최제인우선 우리 팀 글로니가 욕심이 정말 많다. 패션은 멋있는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정말 많은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특히 즉각적인 피드백과 반복되는 수정들이 따라오기 때문에 모두가 예민해질 수 밖에 없고. 성수 팝업만 해도 처음엔 "아이스크림만 나눠주자"는 가벼운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어마어마한 프로젝트가 돼버렸다. 힘들어하면서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끝까지 해내는 걸 보면서 이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글로니 콘텐츠가 ‘신선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 진짜 열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글로니의 콘텐츠 기획 방식도 조금 달라졌다. 글로벌 마케팅팀을 새롭게 신설했는데, 이 팀과 콘텐츠팀을 하나로 묶어서 매주 한 번씩 크리에이티브 미팅을 하고 있다. 모든 팀원이 본인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자유롭게 제안하고,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그 덕분에 훨씬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졌고, 글로니만의 콘텐츠가 더 다채로워졌다. 결국, 글로니 콘텐츠의 신선함은 ‘사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하는 최제인 디렉터

나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식

18살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도전 속에서 언제나 자신감이 느껴진다. 글로니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글로너들도 많다. 대표님들을 그렇게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또 스스로의 자신감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들려달라.

최제인도전의 원동력은 결국 우리가 글로니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서 나온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너는 다르게 빛난다"는 이 말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 얼마 전 미국 팀원이 내게 “You’re crazy”라고 한 적이 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그 말이 ‘열정적이고 독창적이다’라는 뜻임을 알게 됐다. 이런 '크레이지함'이 있어야 남들과 다른 걸 만들 수 있고, 결국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자신감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남의 시선보다 자기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더 믿었으면 좋겠다.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꾸준히 하면, 결국 그게 내 길이 된다.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

최제인 대표님과 최지호 디렉터님은 최근 포브스 30세 미만 30인에 뽑혔다. 포브스 인터뷰에서 여성 창업가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대표님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여성 리더’는 어떤 모습인지, 또 그런 여성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글로니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최제인글로니를 운영하면서 늘 느끼는 건, 이 길이 때로는 굉장히 외롭다는 점이다. 특히 나도 동생이 없었다면, 또 동생에게 내가 없었다면 정말 많이 외로웠을 거다. 특히, 우리 같은 어린 여성 창업가가 이끄는 브랜드는 아직 많지 않다. 그래서 같은 고민을 나누고 지지해 줄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낀다. 내가 포브스 인터뷰에서 여성 창업가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남성 창업가들은 서로 연결돼 있고, 자주 만나 정보를 나누고 응원하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더 잘 형성돼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그런 네트워크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나 역시 지치고 힘들었던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준 친구가 있다. 콜렉티브 (COLLECTIV) 라는 중고거래 앱을 운영하는 여성 창업자인데, 그 친구 덕분에 다시 자신감을 얻어 버텨낼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관계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래서 언젠가 여성이 서로 연결되고,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단순한 네트워크를 넘어서, 창업가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다양한 분야의 여성 리더들이 함께 성장하고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하나의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게 글로니가 할 수 있는 다음 역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글로니의 최제인 대표

최근 2000년대 미국의 빈티지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다. 자연스레 디자인 카피 이슈도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니만의 ‘고유성’은 어떻게 지켜내고 있나? 또한 이런 이슈들을 바라보는 대표님의 개인적인 철학이 궁금하다.

최제인개인적으로는, 모든 옷이 완전히 다르게 생기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유행도 돌고, 형태도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건 그 브랜드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말하고 있느냐라고 본다. 글로니는 그 부분에서 자신이 있다. 우리만의 히스토리, 가치관,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이 제품에 담겨 있으니까. 특히 사이즈 다양성처럼, 실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진정성이 글로니의 고유성을 지켜주는 힘이라고 믿는다. 디자인은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진짜는 결국 남는다고 생각한다.

대표님은 ‘일’을 넘어 ‘삶’에서도 영감을 주는 사람으로 보인다. 작업 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스스로를 채우는지 궁금하다.

최제인요즘엔 혼자 사우나 가는 게 제일 큰 힐링이다. 뜨거운 곳에 들어 갔다가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그 순간, 생각이 확 정리된다. 뭔가 머릿속이 맑아지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다. 예전엔 왜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지 이해 못 했는데, 지금은 그게 가장 확실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됐다.

최지호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강아지와 산책하거나, 조용한 곳에 가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정말 큰 위로가 된다.

최제인예전엔 여행을 통해 리프레시했는데, 지금은 일이 되다 보니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느낌이다. 콘텐츠 찍어야 하고, 5분마다 팀즈 알림이 오면 여행이 아니라 업무처럼 느껴지더라. 그래서 요즘엔 여행도 잠시 멈췄다. 대신,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회복하려고 한다.

대화를 나누는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

글로니가 아닌 최제인, 최지호의 개인적인 목표, 꿈도 궁금하다.

최지호언젠가 꼭 전시를 열고 싶다. 예술과 다른 분야를 접목시킨 창작물을 전시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직은 글로니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젠가 나만의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시간이 오면 꼭 해보고 싶은 꿈이다.

최제인나는 ‘엄마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엄마가 된다는 건 또 다른 삶의 챕터이고, 그 또한 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이 이어온 히스토리 속에서 나 역시 영향을 받아 지금의 내가 되었듯,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엄마 제인’의 글로니는 또 어떤 모습일까? 그런 상상을 하면 설레기도 하고,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결국 삶과 일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건, 글로니라는 브랜드가 가진 방향성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제인 대표님의 SNS를 보면, 10대부터 지금까지. 한 소녀가 꿈을 이뤄가는 성장기를 보는 기분이다. 벌써 5년 차에 접어든 글로니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며, 소비자들이 글로니를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최제인이제 40% 정도 온 것 같다. 지금까지 이룬 것들은 감사한 일이고, 자랑스럽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매출 목표도 초과 달성하고, LA 팝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글로벌 앰배서더와의 협업, 포브스 30세 미만 30인 선정까지 정말 꿈꿨던 많은 것들이 현실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미국에서 좋아했던 브랜드들처럼, 글로니도 누군가의 젊은 시절을 함께한 브랜드였으면 좋겠다. 곁에 오래 남아주는, 친구 같은 존재. 매장에 가서 옷을 입어보고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남기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한다. 아직까지도 어린 시절, 매장에 있는 모든 옷을 입어보고 사진을 찍던 순간들을 행복하게 기억한다. 글로니도 글로너들에게 그런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 글로니가 ‘기억 속의 빛나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인터뷰를 하는 최지호 디렉터

끝으로 다른 인터뷰에서는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가 듣고 싶다. 누군가 물어보지 않았지만 듣고 싶었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부탁한다.

최제인글로니가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을 함께해 준 글로너분들, 그리고 늘 곁에서 함께해 준 팀 글로니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요즘 문득 느끼는 게 있다. 매일을 특별하게,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우리를 더 지치게 만들지 않나 싶다. 사실 인생은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고, 가끔은 아무 일 없는 하루도 충분히 소중하다. 힘든 날도 결국 지나가고 나면 다 경험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충실한 삶이 결국 가장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글로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어떤 하루든 괜찮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 이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최제인 대표와 최지호 디렉터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태도를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글로니만의 따뜻한 세계를 쌓아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두 사람의 진심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의 일상에 따뜻한 용기와 자신감으로 스며들어,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빛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인터뷰어 : 이혜은 | 포토그래퍼 : 김범수 | 비디오그래퍼 : 김후인, 홍지표 | 디자이너 : 윤솔비 | 인터뷰이 : 최제인, 최지호

‘인터뷰’는 무신사 에디터가 만난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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