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간 핀터레스트가 만든 '페켓팅' 신드롬
소프트한 컬러감과 세련된 핏으로 독보적인 팬층을 만들어낸 라이징 브랜드, 페일제이드 (PALE JADE). 론칭 5년 차,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브랜드만의 고유한 무드를 쌓아왔다. 그 중심에는 54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전민희 대표의 감각이 자리한다. 발매와 동시에 ‘3초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페켓팅’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주인공, 페일제이드 전민희 대표를 만나 브랜드의 방향성과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클릭을 부르는 핫한 룩, 페일제이드의 뉴 트렌드
페일제이드 전민희 대표
무신사(이하 생략) 페일제이드가 론칭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지난 5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민희브랜드와 함께 나도 성장해왔다. 페일제이드를 시작할 땐 그저 열정 하나만 믿고 뛰어들었다. 옷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확실한 준비도 없었지만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부딪히며 하나하나 배워갔다. 이제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정말 내가 브랜드를 만들고 있구나'라는 실감이 든다. 그래서 앞으로도 페일제이드만의 색을 잃지 않고 더 단단하게 지켜가고 싶다.
핀터레스트 코디가 유행하며 민희 대표님의 코디와 특유의 감성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님의 별명도 핀터레스트 감성이다. 이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전민희핀터레스트 이미지라고 하면 화려함보단 자연스럽고 편안한 감성이 먼저 떠오르지 않나? 나 역시 그런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무드를 추구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주는 것 같다. 민망하면서도 기분 좋은 별명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인간 페일제이드로 불릴 수 있을 만큼, 브랜드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다.
페일제이드 전민희 대표
계정이 두 개다. 54만 팔로워의 개인 계정과 브랜드 공식 계정인데, 신제품 티징은 왜 개인 계정으로 진행하는가?
전민희개인 계정과 공식 계정의 차이는 분명하다. 같은 제품을 문의하더라도 공식 계정은 아무래도 정적인 톤을 유지해야 한다. 반면, 개인 계정은 좀 더 가볍고 편안한 느낌이라 친구처럼 소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민희’라는 이름으로 티징을 하니 브랜드보다 먼저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고, 팬들과도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 또 고객들의 현실적인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어 브랜드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고객층이 두텁다. 고객과 신뢰를 쌓는 비결이 있다면?
전민희고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전민희라는 사람과 전민희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고객, 다른 하나는 페일제이드라는 브랜드와 제품 자체를 좋아하는 고객이다. 어떻게 보면 추구미와 실용성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퀄리티다. 아무리 전민희를 좋아해 구매했더라도,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지면 고객은 실망하고 떠날 수밖에 없다. 신뢰도 마찬가지다.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 그게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핵심이다.
브랜드명이 옅은 옥색을 뜻하는 페일제이드다. 실제로 부드러운 색감의 아이템을 선보이는데, 평소에 좋아하는 색감을 반영한 것인가?
전민희맞다. 흐리고 오묘한 느낌의 페일 컬러와 파스텔 컬러처럼 부드러운 색감을 정말 좋아한다. 브랜드 자체가 내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페일제이드 Jade Shirring BL / 자료 제공 : 페일제이드
가장 먼저 만든 제품이 무엇인가? 기억한다면 관련된 일화와 함께 설명을 부탁한다.
전민희페일제이드는 7가지 아이템으로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이드 셔링 블라우스다. 2020년 2월에 처음 선보인 제품인데, 당시만 해도 블라우스는 주로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입는 분위기가 강했다. 지금처럼 데님 팬츠와 가볍게 매치하는 스타일은 흔치 않았다. 그래서 티셔츠처럼 편하고,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블라우스를 만들고 싶었다. 몇 달 동안 매달린 끝에 완성했는데, 실물로 처음 봤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순간, 앞으로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전민희 대표의 모습
페일제이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는?
전민희하나만 고르기 어렵지만 굳이 꼽자면 컬러다. 페일제이드는 ‘옅은 옥색’을 뜻하는 컬러명이다. 옅은 페일 컬러 라인이 페일제이드의 아이덴티티다. 컬러 라인도 다양하게 준비해 ‘당신에게 컬러를 선물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페일제이드는 글로벌 브랜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국내 최초 인플루언서 브랜드다. 힘든 점은 없었나?
전민희생산이 가장 어려웠다. 예쁘고 퀄리티 좋은 브랜드는 많지만, 가격까지 합리적인 옷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삼박자를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에 많은 공을 들였고, 모든 것이 처음이라 조율도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다 추억이다.
페켓팅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페일제이드 아이템을 구하는 것이 마치 콘서트 티켓팅을 하는 것처럼 힘들다는 신조어다. ‘3초 완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반응이 올 거라고 예상했나?
전민희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3초 완판까지는 아니지만, 1분 안에 완판된 적은 있었다. 초창기엔 물량도 많지 않았고, 마켓 형식으로 짧은 기간만 서버를 열었는데, 운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품절 대응도 서툴렀고 서버가 다운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도 많았다. 지금은 물량도 넉넉히 준비하고, 서버 안정성도 훨씬 강화됐다. 그러니 이제는 초 단위 품절 걱정 없이 여유롭게 구매해도 된다.
페일제이드 21 SS 케이블 니트 / 자료 제공 : 페일제이드
1분 만에 품절된 것도 매우 놀랍다. 어떤 제품이었길래 수많은 고객들이 열광했는지?
전민희2021년에 선보인 케이블 니트가 그 주인공이다. U넥과 V넥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했는데, 당시엔 천 장 정도 넉넉하게 물량을 준비해 품절 걱정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발매 직후 일부 컬러가 빠르게 품절되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고, 나머지 컬러들도 순식간에 완판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고객들이 가장 열광하는 카테고리도 니트웨어인가?
전민희맞다. 특히 핏이 깔끔하게 잡힌 니트류의 판매량이 높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 역시 앞서 언급한 케이블 니트, 골지 패턴 카디건, 그리고 타이트한 실루엣의 후드 집업이다. 체구가 작은 고객들도 라인이 잘 살아 맞춤복처럼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자주 받는다.
무신사 드롭으로 소개한 페일제이드 컬렉션
무신사 드롭을 통해 입점했는데, 어떤 계기로 진행하게 됐나?
전민희감사하게도 무신사 측에서 먼저 드롭을 제안해줬다. 당시에는 자사몰만 운영 중이었지만, 더 다양한 고객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에 주저 없이 진행했다. 무신사와 페일제이드의 무드가 조합된 컬렉션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페일제이드 팝업 존
지난 6월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에서 진행한 페일제이드 팝업도 연일 화제였다. 공간 기획부터 시공까지 무신사에서 진행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어땠나?
전민희처음 현장을 찾았을 때 공간이 너무 예뻐서 정말 놀랐다. 기획 단계에서 원하는 시안과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했는데,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반영해줘서 만족도가 높았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프라인 스토어가 없어 이번 팝업을 고객들이 더 반겼을 것 같은데. 팝업 스토어 오픈 후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전민희페일제이드 아이템은 직접 입어봐야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핏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몰만으로는 그 매력을 100% 전달하기 어려워 늘 아쉬웠는데, 이번 팝업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착용해보고 만족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어 정말 기뻤다. 팝업존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것도 큰 행복이었다. 앞으로 더 자주 팝업을 열어달라는 의견도 많이 받았는데, 그 부분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생각이다.
제품 하나하나가 마치 ‘민희표 큐레이션’처럼 느껴진다. 아이템 기획이나 출시 우선순위는 어떻게 결정하나? 직관인가, 데이터인가?
전민희페일제이드는 내 취향을 온전히 담은 브랜드다. 그래서 컬렉션을 구상할 때도 직관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트렌드에 휘둘리기보다 페일제이드만의 색과 무드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페일제이드 전민희 대표
페일제이드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전민희브랜드를 처음 접한다면 셔츠부터 입어보길 추천한다. 페일제이드가 가장 신경 쓰는 핏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셔츠도 페일제이드 제품이다. 몸의 라인을 자연스럽고 예쁘게 살리기 위해 독자적으로 패턴을 개발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페일제이드 전민희 대표
페일제이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과 최종 목표는?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
전민희5년 전, 페일제이드를 론칭할 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앞으로도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아이템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닌, 퀄리티로 진가를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해가고 싶다.
에디터 : 임가현 | 포토그래퍼 : 박현기 | 어시스턴트 포토그래퍼 : 정지환 | 디자이너 : 현채희 | 인터뷰이 : 전민희
‘인터뷰’는 화제의 브랜드와 영향력 있는 패션, 문화계 피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