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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무신사 매거진] 리오카이류의 바다에 빠지다 23 목록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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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지다
리오카이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해룡 인터뷰


에디터 : 최아름 | 포토그래퍼 : 이환욱


이 브랜드를 설명하는 단어는 현란함대신 화려함이라 할 수 있다. 리오카이류(Riokairyu)를 보고 있노라면 이름도 특이한 것이 꼭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있을 것만 같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를 만난 것처럼, 리오카이류의 해류를 따라 그들의 바다에 빠져보고 싶었다. 그 속에서 듣고 온 이야기를 지금 소개한다.


무신사 (이하 무) 요즘 리오카이류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소재나 패턴이 화려한데 말이다. 현란함 말고 화려함.
이해룡 (이하 이) 화려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눈에 띈다”라는 말은 많이 듣는 것 같다. 처음 브랜드를 시작할 때 우리를 알리는 방법은 디자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형태를 답습 하고 싶지 않았다. “어? 저 디자인 어디서 본건데? 되게 특이하다” 라는 느낌으로 받아지길 원했다. 딱 봐도 ‘리오카이류’의 가방이라는 걸 알 수 있게. 그런 측면의 화려함이라면 좋은 뜻이라고 생각한다.


매 시즌 부자재의 퀄리티를 높였다는 말을 꼭 하는 것 같던데, 특히 원단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다른 브랜드도 물론 그렇겠지만 우리는 전체적인 퀄리티를 업그레이드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형태는 물론이거니와 소재면에서도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다. 그 중에 ‘네오 카본’이라는, 우리가 이름을 붙인 소재가 있는데, 이게 사실은 트윌 원단이다. 카본파이버 같은 패턴이 들어간 원단인데 보는 방향에 따라 광택도 다르게 돌고 내구성도 정말 좋다. 그래서 일반 나일론 원단에 비해 가격은 많이 비싼 편이지만 감수하고라도 쓰게 됐다. 그 전에는 이 원단을 쓰는 업체가 거의 없기도 했고.


원단 이야기가 조금 더 듣고 싶다.
 2014년 버전의 모델들은 1800PRC라는 원단을 메인으로 사용한다. PRC 코팅원단인데 방수 처리 된 PVC 원단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코팅 방식이 조금 달라 PRC 코팅이라고 하는데, 일반 PVC코팅이랑 비슷하지만 내구성이 더 좋다고 보면 된다. 일반 PVC코팅은 광택이 많이 죽는 편인데 PRC코팅은 광택이 은은하게 들어간다. 있는 듯 없는 듯. 무심하지만 멋지게. 조금 비싼 것이 문제지만 우리에겐 가격을 따지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고 있고, 파라핀 왁싱을 더한 캔버스도 쓰고 있다. 이건 쓰다 보면 색이 좀 바래지는데 우리는 이걸 살짝 노렸다고 해야 하나? 소위 ‘에이징’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만의 가방을 가질 수 있게 되니.


스웨이드나 가죽으로 만들어 지는 경우도 있던데?
모델 ‘헥사’ 중의 하나를 스웨이드로 만든 적이 있다. 스웨이드의 고급스러움을 가방에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해서 출시했었는데 관리가 조금 어려워서 그런지 20대 이상 고객들이 많이 구매했다.


가격이 매 시즌 상승하는 이유는 어쨌든 그럼?
매번 부자재를 업그레이드하니 자꾸 판매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마진보다 가방의 퀄리티를 먼저 생각하는 터라. 헌데 이건 정말 디테일적인 부분이라 소비자가 봤을 때는 “형태가 똑같은데 왜 가격이 올라갔냐” 라고 할 수 있어서, 사실 좀 애매하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많이 떠나지는 않는지?
매 시즌 걱정하는 부분이다.


헌데 걱정과는 다르게 리오카이류는 확고한 팬 층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팬? 처음 듣는 얘긴데. 우리 브랜드에도 팬이 있었나?(웃음)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몇 군데만 봐도 리오카이류 이야기가 많다. 알바 쓰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행사가 아니면 소통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사실 잘 모르겠다. 새로운 것을 계속 보여주면서도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보다 이런 가방을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더 컸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인정해 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 가방을 구입하는 입장에서 ‘한정판’을 구입했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사할 뿐이다.


말 나온 김에, 팝업스토어 얘기를 좀 해보자. 기억에 남는 고객이라든지.
사실 팝업스토어에 대한 계획은 따로 없었는데, 백화점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새로운 가방 브랜드를 찾고 있던 중 우리가 눈에 띄었다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하게 됐는데 예상 외로 주위에서 잘 됐다고 해주더라. 기억에 남는 고객도 있었다. 행사 기간 중에 3번이나 방문을 해 주셨는데 그 때마다 가방을 구입해 주셨던 분이 있다. 가방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놀라웠다. 정말 고마웠고 기분도 진짜 좋았다. 나보다 더 좋아해주는 것 같아 뭐라도 챙겨드리고 싶었을 정도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사실 지난 2월 14일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했다.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던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처음 입점 제의를 받았는데, 그 땐 위치가 좋지 않아 거절했었다. 솔직히 상심이 적지 않았는데 후에 본점은 아니었지만 다른 지점에서 더 좋은 위치로 제안이 들어와 오픈 하게 됐다. 헌데 일반 편집 매장에 우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이 아직까지는 더 좋다.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객이 선택하는 거니까. 그런 데에서 살아남아야 브랜드로 생명력이 강해지는 느낌도 좀 있고.


 생명력이 강해지려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텐데. 뭔가? 디자인인가?

소재나 부자재는 한정적이고 평범하기 때문에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절대 평범하고 싶지 않다. 마니아 층이 생기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다. 세상 사람 모두가 우리 가방을 드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만약 대중화가 된다면 모델 별로 수량을 줄여서라도 한정판의 개념으로 바꿀 생각이다. 대중적인 아이템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이폰이 좋긴 하지만, 누구나 들고 다니는 것이 솔직히 좀 불만이지 않은가.

 

주로 어떤 사람들이 메줬으면 좋겠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멋진 사람이 잘 메줬으면 좋겠다. 그게 답인 것 같다. 길에서 봤을 때 멋있었으면 좋겠다. 가방을 만들며 이게 참 재미 있고 매력 있는 요소라고 생각 했던 것 중 하나는 이게 내가 만든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메고 스타일링을 하느냐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이었다. 리오카이류가 패션 아이템이 된 다는 느낌. “우리 고객이 이렇게 메 주는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이런 느낌을 받고 싶다.


타깃이 정해져 있나? 멋진 사람들?
처음에 생각한 건 20대부터 30대까지였는데 생각보다 10대 고객의 유입이 컸다. 자연스레 현재는 10대부터 20대까지로 구매층이 잡혀있는데 개인적으로는 30대까지 타깃을 더 넓히고 싶은 생각이 있다. 작년도 F/W 때 론칭 된 모델 ‘그랩’이라든지, ‘라-백’ 같은 모델이 30대 타깃이었는데 그를 좀 더 늘리거나 또 다른 식으로.


연령대는 그렇다 치고, 왜 ‘남성’이란 제한을 두었나? ‘남성 백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마케팅적인 측면도 있지만 단순하게 내가 남자라서 그렇다. 내가 관심이 있는 걸 해야 하니까. 뻔한 대답이지만 이게 답이다. ‘내가 메고 싶은 것을 만든다’는 것. 여자 가방 만들면 뭐하겠나. 내가 쓸 게 아닌데. 나는 패션 아이템을 좋아하고 여자 것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좋아하는 거랑 잘 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빨리 알아 차렸다. 여자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 놓으면 한계점이 생길 것 같았거든. 그렇게 잘 하는 것을 쫓다 보니 ‘남성’ 위주로 가게 된 것 같다. 내가 마초적인 면이 조금 있어서 조금 더 남성스러운 느낌의 제품들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도 있고.


그럼 여자가 리오카이류 가방을 쓰는 것은 본 적 없나?
있다. 개인적으로 여자에게 추천 하지는 않지만. 여성들이 쓰기엔 사이즈가 좀 크다. 다른 브랜드에 예쁜 가방이 훨씬 많을 텐데 굳이 왜 우리 것을? (웃음) 예전에 명동에서 여학생들이 ‘네오카본 멀티 백팩’을 메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잘 어울리기까지 했었는데 그래도 좀 크다고 생각해서 사이즈를 줄여서 아담한 사이즈의 백팩을 만들기까지 한 에피소드가 있다. 그게 ‘본’이다.


초기엔 다른 브랜드랑 비슷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가방을 각진 걸로 만든 건 가방에 대한 내 이해도가 떨어져서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 원단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소재보다는 형태에 치중을 하게 된 거지. 브랜드의 론칭 시점도 스퀘어타입의 백팩이 유행했을 때고. 이렇게 시작을 하니 “다른 브랜드 같다” “유행 따라간다” “노렸다”는 말이 나와서 좀 속상했다. 단지 소재의 한계를 느껴 접근을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 해서 그랬던 것뿐 인데.


지금은 어떤가?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그리고 조금은 가방의 힘이 덜 들어가 원단의 특성을 살린 형태의 가방도 선보이고 싶다. 리오카이류 하면 ‘각 잡힌 가방’ 이라는 틀이 있어서 그런 틀을 깨고 싶기도 하고. “얘네가 이런 것도 할 줄 아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리오카이류의 바다에 빠지다


가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예전엔 나도 보통 남자처럼 공간만 나오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헌데 그 생각으로 가방을 만들 수는 없었기에 “내가 구매자라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가방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형태와 실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특별히 영감을 받는 곳이 있나?
나는 그냥 보는 걸 좋아한다. 마구잡이로 본다. 기존 가방을 많이 본다기 보다는 다른 걸 본다. 잡지든 영화든 아니면 돌아다니다 괜찮은 것이 보이면 무조건 핸드폰으로 틈틈이 찍어둔다. 그냥 무조건 찍는 데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다. 엉뚱한 곳에서 디자인이 나온 것들도 많고.


예를 들면?
시그니처 모델인 ‘헥사’는 비행기에서 화물을 내리는 트랙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그 중에 육각형의 본네트를 가진 차가 있는데 네모난 모양의 가방이 싫증 날 때쯤 그 차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육각형. 다르게 풀고 싶어서 고민 하다 이런 저런 것들을 보태서 ‘헥사’를 탄생 시켰다.


접근 방식이나 마인드가 좀 특이한 것 같다. 원래부터 디자이너가 꿈이었나?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건 맞지만 패션 디자인이 아닌 제품 환경 디자인을 전공했다.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리오카이류를 만들게 됐다. 패션 디자인과 가고 싶다고 어릴 때 얘기했는데 어머니반대가 심했다. 어머니께서 앙드레 김 선생님의 외향적인 면을 많이 보셨는지 절대 안 된다고.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건데. (웃음) 어쨌든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다 보니 한 회사의 소속 디자이너는 자신이 원하는 걸 만들지 못하는 때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의뢰인이 하고 싶은 것만 기계적으로 할 때가 많고 멋진 것을 내 놓아도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는 경우가 많았지. 마지막 회사를 그만둘 때 내 위에 차장님도 그러더라. “너는 회사 보단, 나가서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더 맞을 거다”라고.


블로그는 어떻게 하게 됐나? 방문자를 보니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던데.
브랜드 매니저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고객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필요했다. 스스로 홍보할 수 있는 채널도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블로그를 택하게 됐는데 우리가 관심 갖는 내용으로 채우고 싶었다. 요즘에는 뭐가 유행이고 무슨 영화가 개봉했다 이런. “겨울왕국 재미있다던데? 근데 이건 좀 우리랑 안 맞아. 그리고 요즘 이게 핫해! 이거 대박.”같은 느낌? 정말 개인 블로그 하는 것처럼. 그게 친근하게 받아들여 진 것 같다.


무신사 스토어 한정 모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그건 우리가 좋아서 만든 모델이다. 기왕 하는 거 콜라보레이션 느낌이 많길 바랐는데 무신사스토어에서 우리 의견을 많이 수렴해 준 편이라 즐겁게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


만족하나?
물론. 디자이너가 만족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어떻게 만족을 하겠나.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정판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이래저래 기분 좋은 내 새끼다. 좋은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추천하는 모델이다.


그 모델 말고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은?
‘헥사’. 아무래도 제일 처음 만들었던 모델이라. 다른 모델은 샘플 과정이 길었는데 이건 샘플 하나 뽑고 바로 완성했다. 처음이라 아무래도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생각지 않았던 게 컸던 것 같다. 제약 없이 내 마음대로 만든 것이지. 그러다 보니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가방이 되었던 것 같다.


이해룡으로, 리오카이류의 디렉터로써 올해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
개인적으론 클라이밍과 서핑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그를 더 열심히 하는 것? 결혼을 한 지 얼마 안됐는데 아내와 함께 즐기는 취미생활도 늘려가고 싶다. 아이가 생겨 얼른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리오카이류 디렉터 입장에선 앞으로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거? 우리는 우리만의 스타일로 가고 있고 차별화 된 제품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많은 대중이 사지 않아도 우리 것을 사는 사람과 그 스타일을 아는 사람이 계속 생겼으면 좋겠다. 2014년엔 ‘우리 팬’을 더 챙기고 싶다.


팬이 될 분들을 대신해 정말 궁금했던 걸 마지막으로 묻겠다. 브랜드 이름은 대체 무슨 뜻인가?
아, 이건 정말 할 말이 많은데 (웃음) 난 도메스틱 브랜드라고 하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거라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덩달아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이름이 갖고 싶었고. '리오카이류'는 내 영어이름인 ‘리오’와 해류, 해룡을 뜻하는 일본어 ‘카이류’의 합성어다. 내 이름이 이해룡이다. 우리나라 디자이너들 보면 본인의 이름으로 브랜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나도 내 이름을 넣고 싶었다. 그래서 해룡을 직접적으로 넣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푼 거지. 내 이름을 넣어 브랜딩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기도 했고. 해류의 사전적인 의미처럼 흐름을 갖고 순환이 잘 되는 브랜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짓게 되었다. 




관련링크 : 리오카이류 무신사 스토어(http://store.musinsa.com/riokai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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